모두의 이목이 쏠린 마운드, 한시름 놓을 수 있는 호투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K-베이스볼 시리즈’ 쿠바 대표팀과 맞선 2차전 4회말 4-1 리드로 앞서고 있다. 이날 대표팀의 선발로 등판한 좌완 최승용(두산)은 2이닝 동안 33구를 던져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당초 정해진 이닝을 채운 건 물론이고, 군더더기 없는 활약도 더했다. 최승용은 이날 직구(21구), 슬라이더(7구), 커브(4구), 포크볼(1구)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쿠바 타선을 요리했다. 이 가운데 직구는 최고 시속 146km(평균 144km)까지 나왔다. 특히 2회말 쿠바 선두타자 라사로 아르멘테로스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쪽 꽉찬 직구로 뽑아낸 삼진이 하이라이트였다. 자신이 대표팀에 왜 선발됐는지 증명하는 핀포인트 투구를 선보였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를 앞둔 류중일호의 고민은 단연 선발진이다. 그간 대표팀을 지탱했던 기둥인 문동주(한화), 박세웅(롯데)이 각각 부상, 군사훈련 등으로 전력에서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선발진 이탈은 끊이지 않았다. 예비명단 소집훈련이 시작된 후 손주영(LG), 원태인(삼성)이 차례대로 부상으로 낙마했다. 다행히 대체선수로 임찬규(LG)가 추가 합류했지만, 왼손 에이스의 부재는 여전히 큰 고민으로 남아있다.
그 와중, 단비 같은 호투가 나왔다. 2001년생 영건 최승용은 프로 데뷔 4년차로 1군 통산 108경기 등판 가운데 선발 등판 경험만 43차례다. 그만큼 나이에 맞지 않게 풍부한 경험을 갖췄다. 다만 올 시즌 부상에 시달리면서 정규리그 16경기(6선발)에 등판해 27이닝 동안 2승 0패 1홀드 평균자책점 6.00에 그쳤다.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PS) 무대에서는 달랐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차전에 등판해 KT 상대로 4.2이닝 무실점 명품 투구를 펼친 바 있다.
이토록 뜨거운 기세를 대표팀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의문부호를 조금이나마 걷어냈다. 난적 쿠바 상대로 훌륭한 모의고사 성적을 거뒀다. 최승용이 대표팀의 유일무이 좌완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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