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에 도착했을 때 많은 팬들이 사랑과 환영해 주셨어요. 첫 홈경기에서 5만 명이 넘는 분들이 오셨고요. 원정 갈 때도 수호신(FC서울 서포터즈)분들이 많이 찾아왔어요. 많이 감격했죠.”
올 시즌 K리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타플레이어 출신 제시 린가드(FC서울) 때문에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입단 소식이 전해지자 축구 팬들이 들썩거렸다. 그를 보기 위해 수백 명의 팬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갔다. 올해 3월 서울의 홈 개막전에는 5만1670명의 관중이 찾았다. 2013년 승강제 시행 이후 K리그1 단일 경기 최다 관중 신기록이었다. 린가드 때문에 뜨거웠던 한 해, 서울은 K리그 사상 최초 단일시즌 50만 관중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린가드도 남은 3경기에서 최상의 활약을 해 팬들이 경기장에 더 찾아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린가드는 30일 경기도 구리시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동 서울 감독과 기성용도 함께 했다.
린가드는 팬들에게 감격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팀이 제주나 다른 지역에 원정을 치르러 가면 팬들은 직접 기차나 비행기 티켓을 사면서까지 찾아와 응원해 줬다”며 “관중이 많이 오실수록 저희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 경기에서 느끼는 에너지가 다르다”라고 했다. 이어 “저희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이 한 시즌 보여준 응원 덕분”이라고 했다.
서울은 올 시즌 홈 16경기에서 43만4426명의 관중을 끌어모았다. 지난 시즌 K리그 유료 관중 집계 시대 최초로 한 시즌 40만 관중을 세운 데 이어 올 시즌은 50만 관중을 노린다. 서울은 2번의 홈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기성용은 “린가드가 합류하면서 팬들에게 큰 영향력을 준 것 같다”며 “50만 관중을 달성하게 되면 서울이 한 단계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주 경기(11월2일 포항 스틸러스전)가 중요하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마지막 홈경기에서 더 많은 관중이 올 거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도“자부심이 생긴다”면서 기쁜 내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50만명이라고 하는데, 제가 초반에 조금만 더 잘했다면 60만명도 돌파했을 것”이라며 “홈 개막전에서 5만명이 넘는 팬들 앞에서 개막전을 치렀는데 초반에 성적표가 좋지 않다 보니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항전은) 우리 팀의 ACL(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정해질 (확률이) 95%가 되는 경기가 될 것이다. 5만명 이상의 팬들이 온다고 하면 선수들이 그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승점 35(15승8무12패)로 4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 하위권에 처졌지만 중반부터 치고 올라왔다.
김 감독은 50만 관중에 대한 의미로 “감독으로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에는 관중이 많이 없다 보니 힘을 받을 요소들이 많이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홈개막전에서) 5만 관중 앞에 섰을 때는 제 가슴이 뭉클할 정도였는데 선수였다면 더 느꼈을 것”이라며 “(관중들이 많이 찾는 게 ) 서울이 K리그를 주도하는 대표하는 구단으로서의 자긍심이다. 올해는 50만명이지만 내년에는 60만명을 위해 감독이 성적을 내야 할 것”라고 말했다.
구리=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