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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일용엄니’ 기억하겠습니다…故 김수미, 슬픔 속 영면

입력 : 2024-10-27 13:25:25 수정 : 2024-10-27 1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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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배우 고(故) 김수미의 발인에서 문태주 PD, 개그맨 장동민, 윤정수, 정준하(왼쪽부터) 등이 고인을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배우 김수미가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고인은 수많은 팬들과 동료들의 애도 속에 안녕을 고하며 하늘의 별이 됐다.

 

김수미의 발인식은 27일 빈소가 차려졌던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상주로는 아들이자 나팔꽃 F&B 대표인 정명호를 비롯해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 딸 정주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동민, 윤정수, 정준하를 비롯한 연예계 후배들과 가족들이 비통한 표정으로 관을 운구했다. 운구 행렬이 시작되자 서효림은 “엄마 가지마”라며 오열했다. 평소 고인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왔던 서효림은 시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작별했다.

 

2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김수미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배우 고(故) 김수미의 발인에서 며느리인 배우 서효림이 슬퍼하며 운구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빈소는 유족 요청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발인식과 이후 장례 절차도 비공개로 진행됐다. 영정 사진은 고인이 생전 출연했던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캐릭터 포스터였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에 위치한 용인공원 아너스톤에 안치됐다.

 

◆고혈당 쇼크로 갑작스런 비보…연예계 ‘비통’

 

김수미는 지난 25일 심정지 상태로 자택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주요 사인은 고혈당 쇼크로 알려졌다. 정명호 나팔꽃F&B 이사는 “언제나 연기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시청자 곁에 머물렀던 김수미를 기억해달라”고 전했다.

 

연예계는 비통함에 빠졌다. 빈소에는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신현준·유재석·염정아·조인성·최지우·박은수·김형준·서지혜·유동근·전인화·최명길·김영옥·김용건·박원숙·정준하 등이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MBC 전원일기에서 호흡을 맞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김수미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그 누구보다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셨다”고 밝혔다.

 

근조 화환은 장례식장에 수없이 놓였다. 윤석열 대통령도 근조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다. 가수 조용필, 한국방송연기자협회 이사장인 배우 최수종, 영화배우 송강호도 고인을 추모했다.

 

김수미는 MBC '전원일기'에서 22년간 '일용 엄니'로 분하며 국민 배우로 자리 잡았다. 사진=MBC '전원일기'

 

◆일용 엄니→욕쟁이…‘엄마 손맛’ 요리 솜씨 인기

 

194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데뷔 후에도 무명 생활을 이어오던 고인은 MBC ‘오늘의 요리(1982∼1985)’, ‘토요일 정보 총집합(1987∼1989)’을 진행하며 얼굴을 알렸다. 그러다 1980년 32세의 나이로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60대 노인 역인 ‘일용엄니’를 22년간 연기하며 국민배우로 자리 잡았다.

 

유쾌하고 솔직한 입담으로 코미디 장르와 예능에서도 사랑받았다. 영화 ‘마파도(2005)’와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2006)’가 연이어 흥행하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욕쟁이 할머니’ 콘셉트로 예능감을 드러냈고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고인은 뛰어난 요리 솜씨로도 유명했다. 1998년 음식 책인 ‘김수미의 전라도 음식이야기’를 펴냈다. 2005년에는 간장게장을 론칭했고 2021년에는 반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8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N 요리 프로그램 ‘수미네 반찬’, 2021년에는 KBS2 ‘수미산장’을 통해 손맛을 뽐냈다.

 

70세가 넘는 나이에도 고인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연극 ‘친정엄마’, tvN ‘회장님네 사람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서 활약하던 고인은 지난 5월 피로 누적으로 병원에 입원해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수미는 14년간 출연한 연극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사가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지난해부터 출연료를 받지 못해 소송을 준비 중이었다.

 

김수미. 사진=뉴시스

 

◆유작은 영화 ‘귀신경찰’…마지막 원고 ‘안녕히 계세요’

 

유작은 영화 ‘귀신경찰’이다. 신현준, 정준호 등과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집필 중이었던 책 제목은 ‘안녕히 계세요’. 정 이사는 “엄마가 워낙 글 쓰는 걸 좋아하시는데, 집에 가서 보니 손으로 써둔 원고들이 꽤 많았다”고 전했다. 원고에는 은퇴 후 음식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정 이사는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후배들을 향해 ‘나도 평생 조연으로 살았던 배우로서 말해주고 싶다. 지금 힘들고 슬럼프가 있더라도 이 바닥은 버티면 언젠가 되니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남기셨더라”라고 전해 먹먹함을 더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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