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피홈런, 옥에 티가 됐다.
프로야구 KIA의 에릭 라우어는 2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8탈삼진으로 2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연승 기세를 이어야 하는 임무를 받고 라팍 마운드를 밟았다. 부담스러운 전장이다. 팔각형 모양의 특이한 구조로 인해 좌중간 그리고 우중간 펜스 길이가 107m에 불과한 리그 대표 타자 친화 구장이다. 삼성이 올 시즌 팀 홈런 1위(185개)에 오른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라우어도 이날 상대의 장타를 제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공을 뿌렸다.
역시 쉽지 않았다. 0-0이 유지되던 3회말, 8번 타자로 나선 우익수 이성규에게 흐름을 내주는 선제 솔로포를 내줬다. 151㎞짜리 패스트볼이 존 상단으로 들어가는 실투였다.
침묵을 끝낸 삼성의 방망이에 한 번 더 따끔한 주사를 맞았다. 5회말 김영웅에게 또 하나의 솔로포를 내줬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택한 148㎞ 패스트볼이 제대로 방망이에 걸리면서 우중간 담장을 넘었다. 두 홈런 모두 비거리 125m로 굳이 라팍이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홈런을 예상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날 라우어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37구를 택한 패스트볼은 146㎞∼151㎞를 오가며 존을 찔렀다. 29구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어 선택한 커터(28구)도 미묘한 움직임으로 타자들을 현혹 시켰다. 탈삼진 8개도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하지만 삼성의 팀 컬러, 홈런을 이겨내지 못하고 두 방의 대포에 울었다.
올 시즌 7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93(34⅔이닝 19자책점)을 기록한 라우어는 삼성을 딱 한 차례 상대했다. 자신의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 11일, 3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KBO리그 적응을 마치고 KS라는 큰 무대에서 설욕을 노려봤지만, 무위로 돌아가고 말았다.
대구=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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