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봐, 아직 안 무너졌다.”
큰 무대에선 누구나 긴장한다. 경험 많은 베테랑도 예외는 아니다.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들을 하곤 한다. 하물며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선수들은 오죽할까. 23일 진행된 삼성과 KIA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도 마찬가지. 양 팀 합쳐 5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촘촘한 수비를 자랑했던 삼성마저도 3차례 실책을 범했다. 기록되지 않은 것까지 떠올리면 더 많다.
때로는 한 번의 실수가 두고두고 마음에 박히기도 한다. 내야수 김영웅도 마찬가지다. KS 1차전 서스펜디드서 6회 결정적인 번트를 성공하지 못한 여파일까. 2차전에선 수비 실책까지 더해졌다. 류지혁은 두 팔 벗고 후배들 기 살리기에 나섰다. “하늘을 봐. 아직 안 무너졌다. 별거 아니다”라고 말했다. 취재진에게도 “우리 선수들, 수비 잘한다”고 굳은 신뢰를 내비쳤다.
선배의 말 한 마디가 큰 힘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광주 원정서 1, 2차전을 모두 내줬지만 홈으로 돌아온 만큼 다시 한 번 선수단이 똘똘 뭉쳐 각오를 다진다. 류지혁은 “(강)민호 형이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하더라. ‘어차피 하늘에서 정해진 거니, 우리는 우리할 것 하면 된다. 그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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