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을 앞둔 양민혁(강원)이 K리그 무대를 뒤흔들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양민혁은 올 시즌 34경기(20경기)에서 10골(경기당 0.29골) 6도움으로 득점 8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포인트(득점+도움)는 16개로 공동 6위다. 아직 18세 고등학교 3학년의 신분인 점을 감안하면 믿을 수 없는 활약이다. 양민혁을 앞세운 강원은 K리그1 역전 우승의 꿈도 꾼다.
지난 20일 강원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 FC서울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첫 경기였던에서도 번뜩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왼쪽 측면을 순간적으로 파고들었고 코너킥을 유도해 냈다. 이때 이기혁이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김영빈이 헤딩으로 연결하면서 1-0 신승을 거뒀다. 양민혁의 날카로운 돌파가 답답한 흐름의 경기를 완전히 바꿔놓은 것이다.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신인상)은 사실상 확정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올 시즌 준프로계약 선수로 K리그에 데뷔한 양민혁은 매경기 맹활약을 이어가며 출전과 득점 등 구단 최연소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매월 선정하는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 역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모두 수상했다. 4개월 연속 수상은 K리그 최초다.
이러한 활약에 유럽까지 움직였다. 손흥민의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손을 내밀었다. 2030년까지 6년 계약을 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곧바로 영국으로 넘어가 토트넘에 합류한다.
태극마크도 달았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9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일정을 앞두고 양민혁을 불러들였다. 같은 포지션에 손흥민, 이강인(PSG), 황희찬(울버햄튼),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해 있어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
이별을 예고한 양민혁은 K리그1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각오다. 리그 2위 강원(승점 58)과 선두 울산HD(승점 62)의 승점 차는 ‘4’. 시즌 막바지라 역전이 쉽진 않지만,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강원은 오는 26일 3위 김천 상무FC(승점 57)와 격돌한 뒤 내달 1일 울산과 맞붙는다. 이 2경기로 강원의 올시즌 향방과 우승팀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민혁은 “선수들끼리는 (남은 일정을) 토너먼트와 같은 느낌으로 준비하고 있다. 한 경기라도 지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준비한다”며 “눈앞에 있는 경기들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이제 김천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고교생 신화를 써내려가며 K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그가 강원과 함께 가장 높은 곳에 설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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