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슈터’와 ‘MVP 가드’가 뭉쳤다.
남자프로농구(KBL) LG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지난 6월 트레이드를 통해 기존 주축 이관희(DB), 이재도(소노)와 이별하고, 반대급부로 두경민, 전성현을 데려왔다. 당시 LG 구단은 트레이드 배경을 두고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다음 시즌 새로운 목표를 위해 처절한 반성으로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적생들을 향한 관심은 무척 뜨겁다. 두경민, 전성현은 15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 구단 대표선수로 참석해 조상현 LG 감독과 함께 자릴 빛냈다.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난 조 감독은 첫 마디부터 “둘은 정말 잘해야만 한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이어 “두경민, 전성현이 갖고 있는 폭발력과 기량을 주목했다.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을 가기 위해 필요한 영입이었다”고 덧붙였다.
내친김에 ‘신구조화’ 시너지까지 노린다. 유기상, 양준석(이상 가드), 정인덕(포워드) 등 기존 젊은 선수들이 두터운 선수층을 대변한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두경민, 전성현의 경우) 승부처에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선수들이 자극을 받을지도 모른다. 이번 선수단 변화는 그걸 의도한 측면도 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송골매 군단에 합류한 두 선수 역시 새 소속팀 적응이 끝난 듯 사령탑과 너스레 섞인 대화를 이어갔다. 그 와중에도 사령탑을 향한 두터운 신뢰가 엿보였다. 먼저 전성현은 “상대 팀에서 바라본 LG는 정말 까다로운 팀이었다”며 “여기서 확인해 보니 그 비결이 (조상현) 감독님의 섬세함에 있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경민 역시 “감독님과 하루에 한 번씩 비디오 미팅을 하는데, 매번 꼼꼼하게 디테일을 챙기신다. 얼핏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런 부분이 쌓이고 쌓여 팀 전체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시작부터 화려할 순 없다. LG는 개막 전 열린 KBL 컵대회에서 KT, KCC를 만나 2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조 감독은 “컵대회에서 보였듯 선수들의 호흡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 여기에 더해 (전)성현이는 부상을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두)경민이도 잔부상이 있었다. 팀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으로 1라운드 정도는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의 올 시즌 성적이 두 선수의 활약에 달려 있을 정도다. 100% 몸 상태로 코트에 올라 그간 못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맘껏 펼쳐줬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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