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에 나선다.
변화가 시작된다. KBL 심판부는 이전까지 오락가락한 판정 기준, 기본이 돼야 할 경기 운영에서 미숙한 부분을 노출했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먼저 프로농구 최고 명장이 행정가로 변신했다. 유재학 경기본부장이 선수가 아닌 심판진을 이끌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나아간다. 시즌 전초전 격인 KBL 컵대회에서 그 변화를 먼저 확인할 수 있다. 선수와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콜에 대한 방향성을 잡고, 팬들은 화끈해진 농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명확한 콜 기준
하드콜을 선언했다. 거친 몸싸움에 대해 어느 정도 관대한 기준을 가진 판정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을 이겨낼 방안보다는 파울을 더 쉽게 얻어낼 궁리를 하기도 했다.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라도 거친 몸싸움은 이겨낼 필요가 있다. 더 빨라진 경기 흐름도 기대할 수 있다.
변화가 시작됐다. 정규리그 724승, 6번의 챔피언결정전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만수’ 유재학 경기본부장이 이 중심에 섰다. 선수들처럼 심판진도 올여름 특별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체력을 끌어올려 사각지대를 최대한 줄여 막판까지 정확한 판정을 하겠다는 의지다. 수평적인 구조로 토의한다. 신참부터 고참 심판까지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한다. 통일된 판정 기준을 마련해 나가는 과정이다. 유 본부장은 “누가 봐도 신뢰할 수 있는 판정이 나오도록 애를 쓰겠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돌입에 앞서 KBL 컵대회에서 달라진 콜을 기대해본다.
◆파울 챌린지
결과를 바꿀 기회가 생겼다. KBL이 ‘파울 챌린지’를 도입했다. 새 시즌부터 각 팀 감독은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4쿼터 또는 연장 쿼터에만 자기 팀에 선언된 개인 파울에 대해 1회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컵대회에서 먼저 시행된다. 방송 카메라와 KBL이 운영하는 자체 카메라 등으로 현장에서 영상을 확인한다. 제대로 된 판정이 맞는지 다시 한번 시시비비를 가린다.
경기가 끝난 후 KBL이 오심을 인정하더라도 결과는 바꿀 수 없었던 억울한 순간이 사라질 기회다. 이전까지 비디오판독은 공 소유권에 대해서만 신청할 수 있었다. 이제는 파울 챌린지를 통해 판정을 뒤집을 수 있게 됐다. KBL은 이번 컵대회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판독으로 판정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감독들 역시 파울 챌린지를 처음 사용하며 정규리그에서의 활용 방안을 그려본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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