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강자 ‘늘가을’(한국, 수, 4세, 레이팅 79, 김다혜 마주, 서홍수 조교사)이 결승지점을 50m 남기고 대역전극을 펼치며 처음으로 대상 경주 정상에 올랐다.
3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로 열린 ‘제40회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1800m, 국내산, 3세 이상)’에서 늘가을과 이혁 기수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지점 200m를 남겨두고 폭풍 질주를 선보였고, 50m를 남겨둔 시점에서 경쟁마들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서는 대역전 드라마를 펼쳤다. 특히 1분55초4를 기록하며 일간스포츠 대회 신기록을 수립했다.
늘가을은 장거리 경주에서 안정적인 능력을 선보여 왔지만, 유독 대상경주와는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이혁 기수와는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며 장거리 경주 능력의 열매을 터트린 늘가을은 우승뿐만 아니라 장거리 강자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날 경주는 가을 하늘 아래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서 출발신호와 함께 게이트가 열렸다. 경주로 바깥쪽에서는 ‘한강파워’가 , 중간에는 ‘월드참’이, 안쪽에서는 ‘점순이고’가 빠르게 치고 나오며 초반 선두권 그룹을 형성했다. 이후 견고한 선두권이 이어졌으나 마침내 마지막 코너를 지나 직선주로에 접어들면서 지각변동이 일었다. ‘하이그랜드’가 가장 안쪽 주로를 파고들며 순식간에 선두를 빼앗았다. 이 때 선두권이 흔들리는 틈을 타고 뒤에서 힘을 비축하던 늘가을이 바깥쪽으로 크게 돌며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결승선을 200m 앞둔 지점에서 스퍼트를 올리기 시작한 늘가을은 가을바람처럼 시원한 속도로 선두권 그룹을 추격했다. 마침내 결승선 50m 지점에서 선두에 올라서며 그대로 순위를 결정지었다. 경주 초반부터 가장 뒤에서 기회를 엿보던 늘가을이 앞선 모든 경주마들을 제치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관람석에서는 환호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올해만 세 번째 대상경주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상승세를 입증한 서홍수 조교사는 경주 직후 인터뷰를 통해 “이혁 기수가 추입을 잘 이끌어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며 ”추입에 유리한 늘가을이 앞으로 국산 장거리 강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혁 기수는 “늘가을은 항상 기대감을 주는 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 능력을 보여준 것 같다. 서홍수 조교사님을 포함한 마방 식구들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혁 기수는 또 한강파워·은파사랑·블랙벨트 등 강력한 경주마들을 상대로 역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늘가을의 추입 능력이 뛰어났다. 순발력 있는 다른 경주마가 워낙 많이 포진했기 때문에 (초반에) 힘을 많이 안 쓰고 편안하게 레이스를 했던 게 잘 통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데뷔한 김다혜 마주는 늘가을의 선전으로 데뷔 1년만에 대상경주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김다혜 마주는 “생일을 맞이해 첫 대상경주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준 늘가을과 서흥수 조교사, 이혁 기수에게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늘가을이 오랫동안 부상 없이 현역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마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총 상금 2억원이 걸린 이번 일간스포츠배(L)에는 약 2만3000여 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총 매출은 약 35억2000원을 기록했으며, 배당률은 단승식 4.7배, 복승식과 쌍승식은 각각 266배, 438.2배를 기록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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