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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2] 무딘 곰의 발톱…결국 불명예스러운 ‘최초’가 됐다

입력 : 2024-10-03 16:56:43 수정 : 2024-10-03 16:5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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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영봉패 또 영봉패!’

 

차갑게 식은 방망이가 야속하다. 무딘 발톱으론 그 무엇도 뚫지 못했다. 프로야구 두산이 결국 불명예스러운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3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KT와의 ‘2024 신한 쏠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서 0-1로 패했다. 100% 확률을 살리는 데 실패했다. 2015년 WC 결정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정규리그 4위 팀이 고배를 마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진출까지 필요했던 단 1승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날 두산은 WC 1차전 때와 같은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산발적으로 안타가 나오면서(7안타) 단 1점도 내지 못했지만 현 시점에서 내세울 수 있는 베스트라 판단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타선의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중심 타선에서 장타력이 나온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쇄골 통증을 겪고 있는 주전 포수 양의지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 여전히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워 이틀 연속 벤치서 출발한다.

 

사진=뉴시스

 

벼랑 끝 승부였다. WC 1차전서 선발투수로 내세운 곽빈이 1이닝 4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1승1패로 균형이 맞춰지면서 부담도 커졌다. WC 2차전서 반드시 승리해야만 다음 관문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총력전을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제는 내일 없지 않나. 쓸 수 있는 불펜은 다 쓴다”고 밝혔다. 실제로 5명의 투수진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투수로 나선 최승용이 4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이병헌, 김강률, 김택연 등이 1실점으로 버텼다.

 

문제는 타선의 침묵이다. 전날 영봉패를 당한 데 이어 이날도 무기력했다. 3피안타에 그쳤다. 연속 안타가 전무한 것은 물론, 볼넷 및 몸에 맞는 볼 또한 단 한 개도 없었다. 기본적으로 출루 자체가 안 되다 보니 좋은 흐름을 가져가기 어려웠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악착같은 플레이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시즌 막바지 수면 위로 떠올랐던 불안요소가 현실이 됐다. 정규리그서 9월 이후 팀 타율 0.249로 최하위였다. 꽉 막힌 흐름이 가을야구에서도 드러났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WC 결정전서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시즌엔 정규리그 5위로 NC와의 WC 결정전에 출격했다. 그때도 1차전 선발투수는 곽빈이었다. 당시엔 난타전 끝에 9-14로 패한 바 있다. 올해는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시작하는 만큼 보다 큰 목표를 가지고 임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해 포스트시즌(PS) 패배를 반면교사 삼았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다른 결말을 바랐다. 끝내 닿지 못했다. 허무한 가을이다.

 

사진=두산베어스 제공

 

잠실=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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