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주에 이어 이번 주 창원, 다음 달 제주에서 2년에 한 번 열리는 미술 축제인 비엔날레가 개막한다. 특색 있는 주제와 전시로 올가을을 예술로 물들일 예정이다.
◆창원·제주, 예술 축제 준비 완료
22일 미술계에 따르면 오는 27일부터 11월10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린다. 올해 7회째인 행사는 김혜순 시인의 시 구절에서 따온 ‘큰 사과가 소리없이’를 주제로 창원 곳곳에서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성산아트홀, 철기 시대 조개 무덤인 성산패총, 과거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활동하던 동남운동장,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등 4곳을 중심으로 축제를 연다. 총 16개국 70명(60팀)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동시대 조각의 수평성, 여성과 노동,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 등을 다각도로 다룬다.
지역과 관련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김익현은 창원의 역사와 산업사회 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진과 텍스트 작업을, 노송희는 계획도시 창원의 옛 지형과 지도를 토대로 아카이빙 형태의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11월26일에는 제주비엔날레가 개막한다. 4회째를 맞는 올해는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이 총감독을 맡아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을 주제로 전시를 꾸민다. 제주 작가를 비롯해 14개국 40명(팀)이 작품을 소개하며 문명, 환경, 이주, 난민 등 동시대 이슈를 고찰하며, 새로운 대안적 공동체를 모색한다.
2022년 세계 최고 권위 미술행사 ‘카셀 도큐멘타15’에 출품된 바 있는 인도네시아 작가 아구스 누르아말의 영상 작품 ‘트리탕투’를 비롯해 태국의 예술영화감독 자크라왈 날탐롱의 영상 작품 ‘리좀’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제주비엔날레는 내년 2월16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등 5곳에서 진행된다.
◆부산·광주, 미술전 흥행 중
8월17일에 개최한 부산비엔날레는 10월20일까지 36개국, 62팀(78명)의 전시작 349점을 부산현대미술관과 부산근현대역사관 내 금고미술관, 한성1918, 초량재에서 선보인다.
올해 주제는 ‘어둠에서 보기’다. 어둠은 곤경, 어두운 역사, 알 수 없는 곳을 항해하는 두려움을 상징하는데, 이번 전시는 혼란 속에서 대안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이 돋보인다. 특히 팔레스타인, 이란 등 중동 지역과 자메이카,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지역 등 제3세계 대륙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품돼 관심을 끈다. 의사, 저술가, 교사, 디제이, 악기 제작자, 종교인 등 이색 배경을 가진 작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점도 관람 포인트다.
9월7일에 개막해 12월1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는 ‘판소리, 모두의 울림’을 주제로 본 전시관과 함께 양림문화샘터, 포도나무 아트스페이스, 한부철 갤러리, 한희원 미술관, 양림쌀롱, 옛 파출소 건물, 빈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 8곳에서 열린다. 30개 국에서 모인 72명의 예술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후 변화로 위기에 놓인 지구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표현한다.
광주비엔날레 본관 전시는 부딪침 소리(Larsen effect), 겹침 소리(Polyphony), 처음 소리(Primordial sound) 등 3개 섹션으로 구성되는데, 프랑스 출신 미술평론가이자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더욱 주목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시를 ‘걸어들어갈 수 있는 오페라’라고 정의했다.
30주년을 맞아 31개 국가와 문화기관이 참여하는 협력 전시인 파빌리온(특별관)도 역대 최대 규모로 광주 전역에 배치됐다는 점도 관심을 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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