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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포커스] 10분간 멈춘 코트, 뜨거웠던 중간랠리 논란… 불협화음 아닌 성장통 돼야

입력 : 2024-09-22 14:45:26 수정 : 2024-09-22 14: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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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최재효 KOVO 심판위원장을 향해 미들랠리 비디오판독과 관련해 항의를 펼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예상된 잡음, 다음이 중요하다.

 

경상남도 통영시를 수놓는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는 예년보다 특별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배구연맹(KOVO)이 시도한 혁신을 확인하고 정비하는 중요한 ‘시범경기’의 의미가 담겼기 때문이다.

 

◆시행착오

 

비디오판독 규정이 변경됐다. 신청 횟수 증가(1회→2회)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처음 도입된 중간 랠리 판독에 있다. 랠리 도중 발생하는 포히트, 네트 터치, 수비 성공 여부 등에 대한 판독을 최종 랠리 종료 후가 아닌 문제 발생 즉시 랠리를 멈추고 진행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제배구연맹(FIVB) 룰이다. 최종 랠리가 끝나면 중간 랠리에 대한 판독은 요청할 수 없다는 규정의 신설도 그 연장선이다. 

 

리플레이 돌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원활한 운영을 기대할 수 있지만 , 그늘도 있다. 속공 혹은 네트플레이 상황에서는 중간 랠리와 최종 랠리의 구분이 순식간에 이뤄진다. 그렇게 되면 중간 랠리 판독을 신청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

 

KOVO 최재효 심판위원장은 “모호한 부분이다. 대기심이 각 팀 판독 신청 타이밍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변수가 있겠지만 유연성을 발휘해 제도 본연의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설명을 전했다.

 

KOVO 경기위원진과 심판진이 비디오판독에 나서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예상대로

 

시작과 동시에 터졌다. 21일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의 KOVO컵 개막전. 치열한 네트플레이와 속공 끝에, 허수봉의 오버넷 범실로 OK저축은행이 웃었다. 하지만 ‘유연성’을 근거로 현대캐피탈의 포히트 관련 판독 요청이 받아들여지며 OK저축은행의 포히트 범실이 확인됐다. 점수도 현대캐피탈로 넘어갔다.

 

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불같은 항의에 들어갔다. 선수단을 불러들이는 제스처까지 취하는 등 현장 공기가 일순 무거워졌다. 이유는 딱 하나, 최종 랠리가 종료되고 중간 랠리에 대한 비디오판독 요청을 받아줬기 때문이다. 걱정했던 변수가 바로 터지면서 경기는 10분 가까이 멈춰섰다. 경기는 속행됐지만, 발생한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성장통

 

최재효 위원장은 “KOVO컵 전 기술위원회에서 전 구단 감독님들을 모아놓고 유연성, 융통성에 대해 전달을 마쳐뒀다. 그럼에도 오기노 감독님은 버저가 너무 늦지 않았냐며 융통성의 범위에 대한 항의를 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애매한 부분이 많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포히트 상황부터 거친 손짓 제스처를 취한 건 맞다. 하지만 판독 신청 버저는 바로 울리지 않았다. 이 제스처를 단순 어필로 볼지, 판독 신청으로 볼지에 대한 매뉴얼은 확실치 않다. 중간 랠리가 금세 지나가버린 마당에 각 팀에 판독 신청을 고민할 시간을 얼마나 부여해야할지도 역시 정해진 게 없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왼쪽)과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21일 KOVO컵 조별리그를 마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최 위원장은 “버저가 조금 더 빨리 울렸으면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걸린 건 맞다”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양 팀 주장 모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어느 쪽도 손해를 보지 않는 방향을 최우선에 두고 매뉴얼을 고민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이번 대회를 거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변수를 파악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것이다. 팀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두가 처음인 만큼, 아직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다만 이 시행착오를 모아 정규시즌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최고의 시스템을 적립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만 한다.

 

KOVO 관계자는 “모두가 적응기다. 시간이 지나면 더 능숙해질 것”이라며 “대회가 모두 종료되고 연맹 차원에서도 종합 리뷰를 할 것이다.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구단 및 감독님들에게 이를 전달하는 절차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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