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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이슈] 손흥민·김민재의 수난시대···‘혹평’에 흔들리는 한국 축구의 기둥

입력 : 2024-09-19 08:46:58 수정 : 2024-09-19 11: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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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지난 15일 아스널전에서 0-1로 패한 뒤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AP/뉴시스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에 한국 축구의 기둥이 흔들린다.

 

 ‘억까(억지로 까내리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주장이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손흥민을 향한 날 선 혹평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현지 매체들과 일부 토트넘 팬들은 ‘최악의 주장’이라는 평가했다. 주장 완장을 찰 자격이 없다며 성을 낸다. 한국 수비의 기둥 김민재를 향한 독일 매체의 비판도 계속된다. 실점을 허용한 골키퍼보다 더 낮은 평점을 부여하기까지 한다.

 

◆최악의 주장? 9년간의 헌신 잊었나

 

 최근 토트넘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북런던 더비 패배했다. 엔제 포스테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지난 15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북런던 더비에서 0-1로 패배했다. 후반 아스널의 센터백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헤더 결승골을 내줘 승점 3을 내줬다. 토트넘은 1승1무2패(승점 4)로 13위에 머물렀다.

 

 이어 19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리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코번트리에 2-1로 신승했다. 최악의 졸전을 펼쳤지만 후반 막판 연속골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두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

손흥민 사진=AP/뉴시스

 손흥민은 아스널전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었다. 카라바오컵에서는 후반 교체 출전해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토트넘 구단의 네임벨류와는 어울리지 않는 경기력에 주장 손흥민도 반성하고 각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스널전에서)경기를 지배했지만 또다시 세트피스에서 실점했다”라며 “지난 시즌에도 그랬고, 정말 실망스럽다. 팬들도 매우 실망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토트넘 팬들은 뿔이 났다. 최대 라이벌에게 패배한 상황에서 “경기를 지배했다”는 표현이 팬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비난의 화살은 손흥민을 향했다. 글로벌 매체 ‘GOAL’은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패배 후 인터뷰에 응한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 팬들은 주장의 수치, 망상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또 “부끄러운 주장”, “손흥민은 분명 우리가 가진 역대 최악의 주장일 것이다”라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의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선발에서 빠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라이벌전 패배, 연패, 13위까지 처져 있는 상황은 악재가 맞다. 그러나 손흥민이 모든 패배에 원흉으로 낙인 찍히는 것은 과한 비판이다. 지난 9년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보여준 헌신은 다 잊은 듯하다. 주장이 흔들리면 팀이 흔들린다. 도가 지나친 비난은 토트넘을 더 절벽으로 몰아세울 뿐이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 사진=AP/뉴시스

◆실점한 골키퍼보다 낮은 평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향한 혹평도 끊이질 않는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부터 유독 독일 매체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 축구의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를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새 시즌 개막전부터 실수를 범했다. 지난달 2024~20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 볼프스부르크전에 선발출전했다. 1-1 팽팽한 접전이 이어지던 후반 10분 공을 빼앗겨 실점으로 이어졌다. 대형실수다. 다행히 뮌헨이 후반 20분 상대 자책골과 후반 37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득점으로 3-2를 거뒀다. 김민재는 웃을 수 없었다. 후반 36분 에릭 다이어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온갖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 후 마테우스는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김민재가 공을 잡으면 실수가 나온다. 내가 기대했던 플레이가 아니며 바이에른 뮌헨 수준에 걸맞지 않다”며 “김민재를 기분 나쁘게 할 의도는 없지만, 깔끔하고 빠른 빌드업을 펼치는 안정감이 없다. 처음부터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심지어 태클이라는 강점마저 사라졌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다행히 만회했다. 프라이부르크를 상대한 2라운드에서 무실점으로 부응했다. 완벽하진 않았으나 빠른 판단과 특유의 과감한 커팅으로 상대 공격을 끊어냈다. 날카로운 패스도 돋보였다. 수비 과정에서 실수도 없었다. 그럼에도 현지 매체들은 여전히 김민재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뮌헨은 지난 18일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지 1차전에서 디나모 자그레브에 9-2 대승을 거뒀다. 김민재는 또 웃지 못했다. 뮌헨 선수단 중 가장 낮은 평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6.2점, ‘풋몹’은 6.3점을 줬다. 심지어 2실점을 한 골키퍼 스벤 울라이히(6.4점)보다 평점이 낮았다.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는 괜찮은 활약을 했다. 피지컬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페트코비치를 잘 막았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평점은 3점이었다. 결코 좋은 평가가 아니었다.

 

 다행인 점은 빈센트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를 신뢰하고 있는 것이다. 개막전 대형 실수에도 주전으로 나서며 신뢰를 받고 있다. 기회를 받고 있기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억지로 깎아내리는 현지 매체의 목소리에 휘둘려 흔들릴 필요는 없다.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 사진=AP/뉴시스

◆A매치를 위해서라도···털어내야 할 비판의 목소리

 

 손흥민과 김민재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기둥이다. 이들을 흔드는 목소리에 10월 예정된 A매치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대표팀은 다음 달 10일 요르단 암만 국제 경기장에서 요르단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3차 원정경기 B조 3차전을 치러야 한다.

 

 요르단은 조 1위에 위치해 있다. 골 득실에서 요르단에 밀린 대표팀은 조 2위다. 조 1위로 마무리하기 위한 중요한 한판이다. 설욕의 기회이기도 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0-2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승리가 절실하다. 대표팀의 기둥인 손흥민과 김민재가 현지 매체들의 비판을 털어야 한다. A매치를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마음의 짐을 덜어낼 필요가 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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