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인터뷰] ‘한 남자’만 바라본 유수영, 그의 시간이 가까워진다

입력 : 2024-08-28 09:00:00 수정 : 2024-08-27 23:23:06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진=이혜진 기자

“한 남자만 바라보고 달려왔습니다.”

 

2023년 열린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AG). 배드민턴 WH2등급 남자단식 유수영(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결승전에서 가지와라 다이키(일본)에게 0-2로 완패했다. 쓰디쓴 패배의 잔 앞에서도 스포츠맨십을 잃지 않았다. “축하한다”고 전했다. 승자에 대한 예의를 표한 것. 유수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경기는 경기지 않나. 졌으면 상대를 축하해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만약에 반대로 내가 이겼어도 그 선수가 축하해주지 않았을까 싶다”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스포츠가 재밌는 것은 각본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파리패럴림픽서 반전을 준비한다. 생애 첫 패럴림픽이지만 부담은 없다. 유수영은 “부담은 국가대표가 되기 전 전부 다 떨쳐냈다. 일반 대회에 나간다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임하려 한다”고 말했다. 묵묵히 흘려온 구슬땀만큼 자신감도 꽉꽉 눌러 채웠다. 한 눈에 보기에도 한층 더 탄탄해진 몸이 눈에 띈다. 유수영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등 복합적으로 운동을 많이 했다. 몸이 좀 붙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유수영은 어려서부터 휠체어를 탔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다리를 쓸 수 없었다. 중학교 1학년 당시 배드민턴부 담당 선생님의 눈에 띄어 배드민턴 라켓을 들었다. 순발력이 좋아 몸놀림이 빠르다보니 성장 속도가 빨랐다. 일찌감치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기초 종목 육성선수로 선정됐다. 착실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타고난 승부욕도 한 몫을 했다. 무엇이든 한 번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배드민턴도 마찬가지다. 일단 발을 들여놓았으니 정상을 보고자 한다.

 

세계랭킹 1위 가지와라의 이름이 머릿속 깊숙이 각인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할 상대다. 쉽지 않다. 단식 기준 상대전적은 16전 전패로 처참하다.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2024 스코트랜드 장애인 배드민턴 국제대회’에선 정재군(울산중구청)과 호흡을 맞추며 가지와라를 꺾었다. 유수영은 “그간 한 남자(가지와라)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이젠 그 남자가 나를 바라보게 만들 차례”라고 말했다.

 

제대로 이를 갈았다. 파리패럴림픽에 임하는 마음가짐부터가 다르다. 목표는 명확하다. ‘금메달’이다. 유수영은 “선수라면 당연히 1등을 노리지 않나. 간절함이 커졌다”고 운을 뗀 뒤 “2020 도쿄 대회(201년 개최) 때 한국이 금메달 후보였지만 놓쳤지 않나. 이번엔 반드시 잡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라고 본다.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유수영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진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