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집중해야죠.”
2024시즌 프로야구가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정규리그 기준 약 80% 정도 소화했다. 올해는 특히 역대급 순위경쟁에 한창이다. 그 누구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두산 역시 마찬가지. 19일까지 119경기서 65승2무56패를 기록, 4위에 자리하고 있다. 왕좌를 위해선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순위를 마크해야 한다. 한 박자 빠르게 승부수를 띄우는 일이 잦아졌다. 자연스레 불펜 쪽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터. 확실한 카드가 있기에 가능하다. 홍건희가 대표적이다.
든든하게 허리를 지킨다. 최근 10경기서 1승 4홀드 평균자책점 0.82를 작성했다(전체 47경기 2승2패 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31). 이 기간 멀티이닝을 소화한 기억만 다섯 차례다. 순서도 가리지 않는다. 위기의 순간이면 어김없이 출격 사인이 난다. 15일 잠실 롯데전이 대표적이다. 선발투수 최원준이 흔들리자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곧바로 홍건희를 투입했다. 1⅔이닝 동안 다섯 타자 연속 범타를 이끌어내며 완벽히 막으며 승리(4-3)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간에 자리를 옮겼다. 마무리 대신 셋업맨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6월 들어 급격히 흔들린 까닭이다.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범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지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18-22세이브)를 올렸던 자원이기에 아쉬움은 컸다. 허리 통증으로 한 차례 쉼표를 그리기도 했다. 주저앉지 않았다. 성실하게 땀방울을 흘리며 제 궤도를 찾아갔다. 그 결과 가장 중요한 시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낼 수 있었다.
홍건희는 꾸준함의 대명사다.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54⅔이닝을 소화했다. 이 기간 홍건희보다 많은 이닝을 자랑한 불펜 투수는 SSG 서진용(268⅔이닝), KT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김재윤(259⅔이닝) 뿐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힘겨운 부분이 있었을 수 있다. 홍건희는 “몇 년간 좀 많이 던지긴 했다. 체력이나 근력이 떨어졌다고 느끼진 않았다. 다만, 30대가 넘어가다 보니 회복이 조금 더딘 부분은 있더라”고 설명했다.
개인 욕심은 없다. 언제나 팀만을 바라본다. 홍건희는 선발, 불펜 할 것 없이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베테랑으로서 필요하다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달한다. 홍건희는 “우리 팀 필승조가 새롭게 개편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어린 동생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잘 성장하면 향후 10년 이상을 팀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될 거라고 믿는다”고 끄덕였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분위기가 점점 더 올라오고 있다고 본다.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