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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Star] ‘韓 첫 메달’ 일군 박하준·금지현… 쉼없이, 금빛 총성을 향해

입력 : 2024-07-28 13:25:30 수정 : 2024-07-28 14: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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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현(왼쪽)-박하준이 파리 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은메달을 따고 트로피, 메달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산뜻한 출발, 해피엔딩까지.

 

친환경 올림픽의 그림자로 인해 덮친 더위 여기에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 호명 등 숱한 잡음과 함께 시작한 파리 올림픽. 최근 대회 부진으로 한국 스포츠계에 드리운 위기설까지 지워야 하는 태극전사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사격 대표팀의 박하준과 금지현은 누구보다 차분하게 과녁을 조준했다. 대표팀의 첫 축포를 책임진 완벽한 은빛 총성이었다.

 

◆졌지만, 잘 싸웠다

 

박하준과 금지현은 대회 1일 차인 27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 금메달 결정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던 중국의 성리하오-황위팅을 상대로 분전한 끝에 12-16으로 석패했다.

 

남녀 선수들이 한 발씩 사격한 뒤, 합산 점수가 높은 쪽이 승점 2점을 가져가는 승점제 경기였다. 1발당 10.9점 만점으로 한 팀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점수는 21.8점이 된다.

 

한국은 1라운드 성리하오가 9점대 미스를 범한 틈을 놓치지 않고 2점을 선취했다. 하지만 내리 3라운드를 내주며 2-6으로 초반 기세를 내줬다. 포기는 없었다. 침착한 사격으로 12-14까지 중국을 위협했다. 하지만 마의 13라운드에서 추격이 멈춰섰다. 21.1점으로 호성적을 냈지만, 만점에 가까운 21.5점을 낸 중국에 밀려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의 박하준이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결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대한민국 사격 대표팀의 금지현(오른쪽)이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결선에서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미소 한가득

 

0.4점의 간격, 아까운 승부였다. 그러나 은메달만으로도 한국 사격계에는 충분히 값진 결실이다. 직전 2020 도쿄에서 한국 사격은 은메달 1개에 그쳤다. 파리에서는 대회 첫 일정부터 은메달과 함께하며 부활의 희망을 쐈다.

 

2000년생의 박하준은 타고난 재능에도 불과 2년 전까지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2022년 처음 나선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 2관왕을 기점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중국 항저우에서 생애 첫 아시안게임(AG)에 나섰고, 10m 공기소총 개인 및 단체전에서 모두 은메달을 빚어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지난 3월 파리올림픽 국내 선발전 1위, 5월 바쿠 사격월드컵 개인전 동메달로 기세를 이었고, 끝내 첫 올림픽 무대 파리에서 은메달 추가에 성공했다. 내년 3월 예정됐던 상무 입대도 없던 일이 되면서, 커리어 꽃길까지 예고했다.

 

동갑내기 금지현에게도 특별한 메달이다. 그는 2022년 임신한 몸으로 사격월드컵에서 한국에 올림픽 출전권을 선물했다. 지난해 딸을 출산했고, 대표 선발전을 2위로 통과해 자신이 직접 올림픽 무대로 나섰다. 수두룩한 경쟁자 속에서 최대 동메달을 예상했던 이 종목에서, 박하준과 2022년 바쿠 사격월드컵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합작했던 찰떡 호흡으로 금메달 결정전까지 펼쳐냈다. 24살의 ‘엄마 사수’가 딸에게 선물한 특별한 은메달이었다.

 

◆끝이 아니다

금지현-박하준(왼쪽 첫 번째, 두 번째)이 파리 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단체전 은메달을 따고 시상대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한국 사격은 2004 아테네를 시작으로 2020 도쿄까지 5번의 대회에서 3연패 포함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쏟아낸 ‘레전드’ 진종오의 은퇴 후, 과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었다. 2012 런던에서 금3·은2로 역대 최고 성적을 뒤로 하고 도쿄에서 은메달 1개로 고개를 떨궜다.

 

파리에서 꿈꾸는 부활 찬가, 그 중심에 박하준과 금지현이 선다. 둘은 10m 공기소총 남녀 개인전에도 각각 출전해 은메달의 아쉬움을 달랠 도전에 나선다. 금지현이 ‘여고생 사수’ 반효진과 출전할 여자 결선은 29일 오후 4시30분으로 예고됐다. 뒤이어 오후 7시 남자 결선 바통을 받을 박하준이다. 아울러 그는 1일부터 예고된 50m 소총 3자세 종목에도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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