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카데나스!’
프로야구 삼성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변화를 꾀했다. 외인 교체 카드를 꺼내든 것. 지난 9일 기존 외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을 웨이버 공시했다. 이튿날 루벤 카데나스와 총액 47만 7000 달러(연봉 32만7000달러, 옵션 10만 달러, 이적료 5만 달러 등)에 손을 잡았다.
왕좌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 출신의 카데나스는 2018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16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세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템파베이 레이스 마이너리그 레벨,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트리플A 르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 등에 몸담았다.
가장 큰 강점은 역시 파워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트리플A 75경기에서 20번의 아치를 그렸다. 맥키넌의 경우 KBO리그 72경기서 타율 0.294를 때려냈지만 홈런은 4개뿐이었다. 타자 친화형인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컸다.
물음표가 아예 없던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KBO리그가 낯설 수밖에 없다. 당초 17~18일 퓨처스(2군)서 감각을 조율하려 했으나 비로 인해 취소됐다. 더욱이 올해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볼넷(22개)에 비해 삼진(56개)이 많다. 얼마나 빨리 새 리그에 적응하느냐가 관건이었다.
신고식은 강렬했다. 두 경기 만에 대포를 쏘아 올렸다. 20일 대구 롯데전이었다. 6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카데나스는 상대 불펜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큼지막한 아치를 그려냈다. 128㎞짜리 슬라이더를 제대로 잡아당겼다. KBO리그서 처음 느낀 손맛이었다. 비거리가 무려 140m에 달했다. 삼성이 기대하는 일발 장타력을 빠른 시일 안에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튿날엔 화끈한 끝내기까지 선보였다. 4-5로 뒤진 9회 말 무사 1루서 상대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대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 120m. 힘 있게 쭉쭉 뻗어간 타구는 아예 경기장 밖으로 날아갔다. 경기를 마무리 짓는 순간이었다.
카데나스의 합류로 삼성이 좀 더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은 21일 기준 50승2무43패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2위 LG와 1경기 차이다. 이 기간 KIA와 함께 팀 홈런 공동 1위(111개)를 달리고 있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20홈런 고지를 밟은 구자욱을 비롯해 김영웅, 이성규, 강민호 등이 두 자릿수 홈런을 신고했다. 삼성이 해당 부문 1위에 오른 것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 카데나스가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