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선수에게 나이는 무의미하다.
프로야구 KIA의 베테랑 최형우가 생애 첫 ‘미스터 올스타’에 등극했다. 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의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맹활약을 수놓아 팀의 4-2 승리에 공헌했다.
2회초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아들 최이준 군, 딸 최이서 양이 직접 전달해준 헬멧과 배트 등 타격 장구들을 건네 받은 그는 ‘가장’의 책임감을 담은 화끈한 홈런포를 터뜨렸다. 드림 올스타 김민(KT)의 초구 146㎞ 패스트볼을 벼락 같이 공략해 결승 솔로포를 터뜨렸다. 화끈한 기세에 올라탄 그는 이어지는 타석에서 2루타와 1타점 우전안타까지 더해 3안타 경기를 수놓는 괴력을 발휘했다.
‘미스터 올스타’는 따놓은 당상이었다. 최우수선수(MVP) 투표 21표 중 19표를 쓸어담아 2표를 얻은 오스틴 딘(LG)으르 제치고 영광의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까지 거머쥐었다. 여기에 역사적인 의미까지 담겼다. 이병규 삼성 퓨처스 감독이 2011년 올스타전에서 세운 36세 8개월 28일의 역대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 기록을 새로 갈아 치운 것. 최형우는 40세 6개월 20일로 40대 MVP라는 특별한 이정표를 세웠다.
트로피와 함께 밝게 웃은 최형우는 “올 때부터 나이가 너무 많아서 민망한 기분으로 왔다. 마지막이 즐기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홈런 쳤을 때부터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다. 마지막에 타점 하나를 추가한 후로는 (동료들에게) 8∼9회만 막으라고 말했다. (전)상현이한테도 무조건 막으라고, 점수 주면 큰일 난다, 혼난다고 말했다”는 재밌는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이어 “개인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플레이하고 퍼포먼스 보여주는데 제가 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겸연쩍은 미소를 띤 그는 “후배들이 저를 보고 나이 들어도 할 수 있다는 걸 느끼면 좋을 것”이라며 최고령 기록에 대한 뿌듯함까지 덧붙였다.
달려갈 일만 남았다. 앞선 전반기 77경기에서 타율 0.286(297타수 85안타) 16홈런 73타점으로 타점왕 레이스를 선도하는 그의 활약과 함께 KIA도 리그 1위를 지키며 ‘V12’를 향해 고삐를 당기는 중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전반기는 순위만 보면 완벽했다. 당장 화요일부터 중요한 LG전이 있는데, 좀 더 디테일하게 잘 추스려서 후반기도 이대로 끝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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