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까다로운 팀” “야구는 마라톤, 선발이 관건”
9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서 적장으로 만났다. LG 염경엽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의 이야기다. 이번 KS는 후배 염 감독과 선배 이 감독의 대결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광주제일고 2년 선후배이자 넥센 히어로즈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2013∼2016년 4년간 호흡을 맞췄다. 현역시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염 감독은 선수시절 내야수, 이 감독은 투수로 활약했다.
염 감독은 SK 단장 시절인 2018년 KS우승 감격을 누렸지만 감독으로선 아직 축배를 들지 못했다. 이 감독은 염 감독보다 사령탑 지휘봉은 늦게 잡았으나 2021년 통합 우승을 일궈 먼저 헹가래를 받았다. 이 감독이 먼저 통합 우승을 경험했기에 염 감독의 간절함이 더 크긴하다.
KS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감독은 최고의 무대에서 함께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기뻐했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S 미디어데이에서 염 감독은 “이 감독과 KS에서 만나게 돼 기분이 좋다. 좋은 경기, 재미있는 경기를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 다만 이 감독이 나를 너무 잘 알기에 불편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KS에서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PO) 전부터 KS에 올라가 염 감독과 최고의 무대에서 함께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감독간의 대결 뿐만 아니라 선수들간 LG와의 교류도 많기에 꼭 이기고 싶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후배 염 감독을 칭찬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3학년과 1학년이라 큰 접촉이 없었다. 넥센 시절 염 감독의 깐깐한 면을 보면서 왜 감독이 됐는지 알았다. 많이 배웠다. 함께한 4년 동안 매우 견고한 사이가 됐다. 염 감독은 항상 야구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두 감독들은 이번 KS가 장기전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6차전을 예상한 염 감독은 “KT의 선발진이 단단하다. 선발진을 앞세워 좋은 타선을 갖고 있다. 전략적으로 따졌을 때 항상 까다로운 팀이었다. 정규시리즈를 하면서 마지막에 운이 따라준 것도 있기에 KS에서 7차전까지 예상했지만 6차전에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야구는 마라톤이라 생각한다. 이번 KS는 마지막 7차전까지 갈 것이라 본다. 아직까지 LG를 대항할 전략은 짜지 못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KT를 상대로 선발 대결이 가장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염 감독은 “KT의 선발을 얼마나 빨리 무너뜨릴 수 있느냐가 키포인트라 생각한다. 타선에선 박병호, 배정대가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배정대는 결정적일 때 분위기를 바꾸는 타격 플레이를 하기에 박병호, 배정대를 어떻게 막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선발을 길게 가져면서 마지막에 이겼으면 좋겠다. LG 타자들이 워낙 강한 선수들이 많기에 시즌때 우리 불펜이 큰 재미를 못본 것 같다. 선발진을 최대한 갈 수 있는데까지 가져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최근 PO 5게임을 하면서 우리 선수들의 경기감각이 좀 더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을 믿고 하는 야구를 여전히 펼치겠다.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상대성이 있기에 걱정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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