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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Star] ‘부상 투혼 불사른 여제’ 안세영, 천위페이 잡고 항저우 AG ‘金金’ 장식

입력 : 2023-10-07 22:54:16 수정 : 2023-10-07 22: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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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상도 ‘셔틀콕 여제’를 막을 수 없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21·삼성생명)은 7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3위)에 2-1(21-18 17-21 21-8)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세트 초반 천위페이의 공세가 거셌다. 홈팬들의 함성을 업고 강력한 공력을 퍼부었다. 당황한 안세영은 수비가 흔들리며 리드를 허용했다. 10-11로 뒤지며 맞이한 브레이크 이후 달라졌다. 연신 점수를 쌓으며 1점 열세를 3점 리드로 바꿔냈다.

 

변수가 발생했다. 며칠 전부터 좋지 않았던 그의 오른 무릎이 말썽이었다. 천위페이의 공격을 막기 위해 몸을 던지다 통증을 느끼고 주저앉았다. 응급처치를 했지만 정상이 아닌 무릎으로 경기를 재개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1세트를 21-18로 챙겼다. 투혼이었다.

 

안세영이 오른 무릎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힘이 부쳤다. 2세트 천위페이가 안세영의 약점을 파고들며 7점 차 리드를 챙겨 압박했다. 열심히 뒤를 쫓은 안세영이었지만 아픈 무릎으로 그 격차를 메우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균형을 허락했다.

 

최종 3세트에서 둘의 운명이 갈렸다. 여기서 안세영이 웃었다. 투혼을 불사르며 믿을 수 없는 실력을 자랑했다. 자로 잰 듯한 샷들이 천위페이를 찌르며 5-0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통증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수비는 여전히 일품이었다. 11-5로 브레이크에 진입해 분수령을 넘었다. 안정적인 운영으로 차이를 크게 벌려낸 그는 아름다운 금메달로 최종 마침표를 찍었다.

 

[항저우=뉴시스] 정병혁 기자 = 6일 중국 항저우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한국 안세영 대 중국 허빙자오의 경기, 안세영이 결승진출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3.10.06. jhope@newsis.com

 

아시안게임 한국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나온 29년 만의 금메달이다. 1994 히로시마 대회의 방수현이 처음이자 마지막 금메달리스트였다. 올해 내내 ‘전설’의 이름을 소환하고 있는 안세영은 또 한 번 대선배의 뒤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천위페이를 꺾고 차지한 금메달이라는 점도 뜻깊다. 안세영은 5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여자단식 32강에서 무릎 꿇어 1경기 만에 대회를 조기마감 했다.

 

긴 시간을 건너 복수에 성공했다. 심지어 경기가 펼쳐진 항저우는 천위페이의 고향이다. 수많은 홈팬들의 응원을 업은 상대를 잡아 쾌감이 배가 됐다.

 

상성도 완벽히 뒤집혔다. 이번 대회 전까지 6승10패로 밀렸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본 대회에서 2번을 마주쳐 모두 이겼다. 지난 1일 여자 단체전 결승 단식1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고, 이날 개인전 단식도 깨끗한 승리를 장식했다.

 

올해로만 범위를 좁히면 상대전적 7승2패다. 한때 안세영의 천적으로 불렸던 천위페이지만, 이제는 안세영이 천위페이의 천적이 됐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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