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은 우리 몸의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로, 보행 등 일상생활을 하면서 많은 부담이 가해진다. 하지만 다른 관절에 비해 중요성이 간과돼 왔으며 심지어 환자 본인 또한 발의 불편함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발이 변형되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정도로 치부하기 일쑤다.
특히 보기에 예쁜 신발을 즐겨 신는 사람들은 발의 통증을 당연히 생각하지만 발볼이 너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즐겨 신다가 무지외반증 등 족부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지며 엄지발가락의 관절 부분이 툭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발의 형태가 변하며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튀어나온 관절 부분이 신발과 계속 접촉하여 피부가 손상될 수 있다.
피부 궤양이나 괴사로 진행될 수 있으며 발가락이 서로 겹쳐지며 통증이 발생하여 걷는 자세가 매우 불안정하게 변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발목과 무릎, 허리가 틀어져 심각한 척추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선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후천적인 원인, 특히 발이 불편한 신발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무지외반증이 ‘하이힐병’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고 싶다면 볼이 넓고 굽이 낮은, 발이 편안한 신발을 신어야 한다. 발이 붓고 아픈 상태의 초기 무지외반증이라면 편한 신발을 신고 교정기를 이용하는 비수술치료만으로도 더 이상 발이 변형되지 않도록 관리하여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가 20도 이상인 중등도나 40도 이상인 중증 무지외반증이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휘어진 뼈를 절골하여 다시 정상적인 형태로 바로잡아 주는 방식의 절골술을 통해 엄지발가락을 교정할 수 있다.
과거에는 엄지발가락 부근을 4~5cm가량 절개한 뒤 뼈를 둘러싼 골막을 벗겨내고 수술을 진행해야 했다. 골막 손상으로 인해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여 환자가 회복 기간 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고서도 수술을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러한 기존 절골술의 악명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소절개를 통한 최소침습이 가능해졌다. 환자의 선택지도 자연스럽게 넓어진 상황이다. 2mm 크기의 구멍을 여러 군데 뚫어 병변에 접근하여 절골 및 고정을 진행하는 최소침습 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고 골막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 속도가 매우 빠르고 통증도 적은 편이다. 보조 신발을 이용하면 수술 후 다음날부터 보행이 가능하다.
이철 안산 고든병원 대표원장은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은 수술 후 한 달 정도만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빠르다”며 “다만 한정된 통로를 통해 병변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은 편이다. 무지외반증 수술 경험이 많은 숙련된 정형외과 전문의와 상담하여 발 상태를 가장 잘 교정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이후 재활 치료를 성실히 하여 발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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