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장르가 탄생한 지 5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욕 흑인들의 길거리 예술로 시작한 힙합은 현재 전 세계적인 대세 음악이자 현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패션, 디자인, 전시 등 다양한 산업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특히 ‘스니커즈 컬처’에서 힙합은 단연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아이콘이다. 1970~1980년대 힙합 뮤지션들이 트랙수트에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스니커즈를 매치, 자유롭고 쿨한 이미지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스니커즈의 인기도 고공행진을 그렸다.
이에 스니커즈 브랜드들은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브랜드의 대표적인 모델을 재해석하거나 독점적인 스니커즈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힙합계 셀럽들과의 콜라보는 스니커즈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마이 아디다스(My Adidas)‘라는 노래로 잘 알려진 Run-DMC(런-디엠씨)는 이러한 흐름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당시 아디다스 스니커즈는 가격이 비쌌고, 제작 및 유통 속도가 느려서 프로 운동선수들만 신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신발 끈을 매지 않고 텅을 밖으로 꺼낸 채 아디다스 슈퍼스타를 신은 런-디엠씨의 모습은 뉴욕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Run-DMC의 1986년 앨범 <레이징 헬>과 앨범 수록곡인 ‘마이 아디다스’가 대성공을 거두자 아디다스 마케팅팀은 서둘러 이들과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는 비스포츠 분야 스타 중에서 최초로 스포츠웨어 브랜드와 스폰서 계약을 맺은 사례다.
이렇듯 힙합 셀럽의 명성과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스니커즈는 명품 시장에서나 볼 법한 마니아층과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운동선수를 위한 신발의 한 종류였던 스니커즈가 힙합과 패션을 만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이같은 스니커즈 문화의 발전과 흐름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을 찾자. 현재 ‘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이 열리고 있다.
스니커즈 언박스드 서울은 런던 디자인 뮤지엄 월드 투어 전시로 디자인, 산업,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스니커즈 문화와 함께 시대별 스트리트 컬처를 폭넓게 다룬다. 스니커즈가 어떻게 여러 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스타일이자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산업으로 성장하게 됐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진귀한 스니커즈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시 최초로 소개되는 서울 셀렉션은 한국의 정체성을 가진 다양한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 작품과 함께 스니커즈 산업의 중심에 있던 한국의 스니커즈 문화를 담아냈다.
대표적으로 2018년 국내 아티스트 중 최초로 나이키 메인 모델이 된 지드래곤이 선보인 ‘나이키X피스마이너스원 에어포스1 파라-노이즈’, ‘나이키X피스마이너스원 퀀도1’을 비롯해 힙합그룹 ‘지누션’의 멤버 션의 ‘에어포스1 커스텀 모델’, 래퍼 빈지노의 ‘아식스X아이앱 스튜디오 젤 벤처 6’ 등이다.
이밖에 Run-DMC의 아디다스 스니커즈,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의 ‘사탄’ 스니커즈 등 힙합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전설적인 스니커즈를 직접 만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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