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외면했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주민규(33)는 28일 발표된 9월 유럽 원정 A매치에 나설 25인에 들지 못했다. 공격진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승선 기대가 높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대표팀 감독은 외면했다.
주민규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2013년 고양 Hi FC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서울 이랜드 이적한 2017년부터 공격수로 변신해 두각을 나타냈다. 울산을 거쳐 제주 유니폼을 입은 후 기량이 만개했다. 2021년 22골로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17골을 터뜨려 득점 2위에 올랐다. 올해 친정팀 울산으로 돌아와 26경기에서 13골 1도움을 기록하며 변함없이 활약 중이다.
9월 A매치는 기회였다.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됐던 공격수들이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오현규(셀틱)와 조규성(미트윌란)은 부상으로 이탈했고 황의조(노팅엄)는 이번 시즌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특히 오현규는 프리시즌에 다쳐 아직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며 지난 27일 서울전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주민규에게 기회가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민규를 선택하지 않았다. 부상 위험을 감수하면서 기존 공격수 3명을 그대로 선발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요청에 따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어 답답할 노릇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조규성은 소속팀과 소통하면서 소집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현규 몸 상태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대표팀 기대를 내려놓은 지 오래다. 그는 “국가대표에 대한 기대는 0.1% 가지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이런저런 일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마음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홍명보) 감독님 밑에서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울산의 창단 첫 리그 2연패에 사활을 걸었다. 주민규는 “이번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우승하고 싶다”면서 “제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우승이 없다. 그 무엇보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더욱 값질 것이다. 앞으로 이기는 경기를 계속해서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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