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상’이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은 7일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국배구연맹(KOVO) 기자실에서 새로이 팀을 이끌게 된 오기노 마사지(53) 감독의 취임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달 31일 공식 입국해 팀에 합류한 오기노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다가올 시즌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V리그 달굴 6번째 외인 감독
오기노 감독은 김세진, 석진욱 전 감독을 이은 OK금융그룹의 3대 사령탑이자 V리그 남자부 3호 외인 감독이다. 대한항공의 로베르토 산틸리 전 감독, 토미 틸리카이넨 현 감독의 뒤를 이었다. 여자부를 합하면 전체 6번째, 일본인으로는 여자부 흥국생명을 이끌었던 반다이라 마모루 전 감독에 이어 2번째다.
선수 시절 올림픽 2회 출전(1992, 2008), 세계선수권 3회 출전(1990, 1998, 2006)을 기록할 정도로 일본 대표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이름을 날렸다. 2010년 은퇴 후에는 내내 몸 담았던 일본배구 산토리 선버즈의 감독도 경험했다. 2012년 이후 잠시 지휘봉을 내려놨다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다시 사령탑에 올라 팀의 상위권 도약을 견인했다.
사령탑은 “OK금융그룹은 정말 좋은 팀이지만 내 선수 경험, 지도자 경험을 쏟아부어 부족한 점을 채움으로써 더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며 감독 제안을 수락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팀이 디펜스 면에서는 약점이 보인다. 그 부분을 강화해갈 것”이라며 구단이 감독에게 바란 기본기와 팀 수비 조직력 보완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기상’이 밝힌 배구철학
그보다 더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소통이다. 오기노 감독은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 항상 선수가 주체가 돼야 하고 그들이 어려울 때 어드바이스하는 게 내 역할이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선수들이 나를 감독이라 부르지 않는 룰을 세웠다. 그래서 나를 ‘오기상’이라고 부른다. 선수들에게 항상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기 때문이다”며 “감독과 코치, 코치와 선수, 감독과 선수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수월하게 만들고 싶다. 개인적인 마음과 의견을 잘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령탑은 “배구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 종목이다. 그렇기에 서로의 도움도 필요하고 희생도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이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연습과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며 “수비력을 강화해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포기하지 않는 팀 컬러를 만들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높을수록 좋으니 당연히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일단은 하나하나 쌓아감으로써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할 것이다. 지난 시즌 적은 포인트 차이로 진출하지 못해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음을 잘 안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꼭 복수해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암동=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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