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반전드라마를 썼다.
결정적인 순간에 웃었다. 한국전력은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도드람 2021~2022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세트스코어 3-1(30-28 18-25 25-22 25-19)로 꺾었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포스트시즌(PS) 4번째 도전에서 창단 첫 승리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OK금융그룹에 이어 2년 연속 준PO에서 4위 팀이 3위 팀을 제압하는 기록도 세웠다.
한국전력은 천신만고 끝에 봄 배구 초대장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의정부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막차를 탔다. 2016~2017시즌 이후 5시즌 만에 밟는 봄 배구였다.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상대는 우리카드였다. 이번 시즌 6전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상대전적이란 숫자에 불과했다. 단판으로 치러진 준PO를 따내며 되갚아줬다.
토종 왼손잡이 두 선수가 공격을 쌍끌이 했다. 서재덕과 박철우가 주인공이다. 각각 17득점, 14득점을 책임졌다. 센터 신영석과 조근호는 11점씩을 냈다. 박철우는 이날 활약으로 통산 포스트시즌 506점을 기록했다. 역대 3번째로 포스트시즌 500점 고지를 돌파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팽팽한 접전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기세는 4세트에도 이어졌다.
반면, 우리카드는 집중력 싸움에서 고배를 마셨다. 세트 후반 범실이 쏟아졌다. 3세트에만 10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우리카드는 20-21로 뒤진 상황에서 세터 하승우의 토스 실수와 이상욱의 리시브 범실이 겹치는 등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레오(27점)와 나경복(18점) ‘쌍포’가 45점을 합작하며 분전했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력은 이제 정규리그 2위 팀 KB손해보험을 만난다. 오는 3일 오후 7시 의정부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진출팀을 가리는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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