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남자프로배구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린 3월 30일. 포스트시즌 진출 문턱에 선 한국전력은 2위 KB손해보험과 일전을 펼쳤다. 승점 3점이 필요했다. 라이트 박철우(37)가 맹활약해 목표를 이뤘다. 승점 56점(20승16패), 4위로 3위 우리카드(승점 59점·17승19패)와의 격차를 승점 3점 차로 줄여 준플레이오프(단판) 개최 요건을 충족했다. 5시즌 만에 봄배구 무대를 밟는다. 1일 우리카드와 격돌한다.
박철우는 “한 경기라도 더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우리에겐 축복이다”며 “선수들에게 축제이자 보너스 게임이라 생각하고 즐기자고 이야기했다. 남은 시간 행복하게 보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전서 1세트를 내주며 수세에 몰렸다. 부진한 외인 다우디 오켈로를 대신해 박철우가 2세트부터 선발 출전했다. 공격점유율 37.89%를 맡아 블로킹 2개 포함 22득점(공격성공률 55.56%)으로 앞장섰다. 3-1 역전승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철우는 “선수들 모두 부담감에 짓눌려 몸이 굳었던 것 같다. ‘또 지면 어떡하지’, ‘떨어지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에 심리적 압박감이 컸다”며 “움직임과 판단이 느려지고 공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어려운 순간들을 다 함께 이겨내 기쁘다”고 밝혔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우리카드는 까다로운 상대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정규리그서 6전 전패의 아픔을 겪었다. 박철우는 “한 번의 승리로 갚아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이긴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다시 맞붙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며 “앞서 무기력한 게임이 많았다. 이번에는 ‘꽥’이라고 소리라도 질러보고 싶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공은 둥글고 한 판 승부라 변수도 많다. 우리 팀 선수들이 다 같이 미쳐줬으면 한다”며 “자신 있게 임하면 개개인 몫을 충분히 해줄 듯하다. 다우디가 힘들 때 내가 또 도와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이 있어 든든하다. 박철우는 “최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더 늘었다. 덕분에 선수들 모두 힘을 내고 있다”며 “이번 시즌뿐 아니라 앞으로도 팀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경기장 많이 찾아와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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