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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없는 KB손해보험, 감독대행도 없는 이유

입력 : 2021-02-21 14:38:50 수정 : 2021-02-21 15: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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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의정부 최원영 기자]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사령탑 자리가 공석이다. 지난 20일 이상열 감독이 잔여 경기 자진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09년 남자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박철우는 최근 이 감독의 인터뷰를 보고 분노하며 지난 18일 진심 어린 반성을 요구하는 작심 발언을 했다. 이 감독은 사죄의 뜻을 전하며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원칙적으로 다음 순서는 감독대행 선임이다. 남은 시즌 임시로 팀을 이끌어갈 선장을 정해야 한다. 대부분 수석코치가 맡는다. 그런데 KB손해보험은 감독대행을 따로 두지 않았다. 이경수, 박우철, 김진만 코치가 골고루 힘을 합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21일 “우리 팀은 올 시즌 처음부터 수석코치 없이 출발했다. 코치 세 명이 균등하게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라며 “현 상황에서 한 명에게 대행직을 맡기면 부담감이 너무 클 듯했다. 기존에 하던 대로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상 감독을 대체할 인물을 알려야 한다. 공식적으로 임명한 것은 아니나 이경수 코치가 경기 전후 인터뷰, 작전타임, 비디오판독 등 기본적인 임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수 코치도 같은 의견을 전했다. 이 코치는 “시즌 개막 전에도 코칭스태프가 아닌 선수 위주의 분위기가 형성돼있었다. 이상열 감독님께서 선수 개개인과의 유대관계를 강조하셨다”며 “훈련과 실전 모두 ‘자율’을 추구하려 한다. 선수들의 주도하에 경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코트 외 이슈는 신경 쓰지 말고 경기 열심히 하자고, 코트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6라운드 홈경기를 펼쳤다. 수장 없이 치른 첫 경기. 선수들끼리 의견을 모으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작전타임 시 코치들은 뒤에 빠져있었다. 최고참인 주장 김학민이 진두지휘해 대화를 주도했다. 선수들은 서로 보완해야 할 점을 이야기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경기를 헤쳐나갔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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