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코로나19의 여파, 메이저리그 풍경까지 바꿔놓고 있다.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3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18명이며, 사망자 수는 9명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주듯 미국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전염병 대응기금을 투입했다. 스포츠 쪽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는 특성 상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곳곳에서 대응방침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미국 프로농구(NBA)는 선수들에게 팬이나 낯선 사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지 말고, 선물도 받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또한 본격적으로 경계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이미 사무국 차원에서 권고사항을 마련해 30개 구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 등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선수들은 팬들로부터 직접 공과 펜을 받아 사인하는 것은 물론 악수도 삼가야 한다. 각 구단은 지역 공공 보건 당국과 의사소통하는 한편 지역 감염병 전문가를 상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구단 의료진은 모든 선수들이 2019~2020년 독감 백신을 접종했는지 확인해야 하며 최근에 다른 예방접종을 했는지도 파악할 것을 당부 받았다.
낯선 장면들도 종종 포착된다. 미국 플로리다주 브랜든턴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얼마 전 대대적인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 브랜든턴 지역에 거주하는 한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피츠버그는 휴일기간을 활용해 클럽하우스를 비롯해 프런트 사무실, 기자실, 더그아웃, 관중석 등 시설 전체에 방역 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피츠버그는 5일 훈련에 앞서 선수단 전체에 주의사항을 교육할 계획이다.
취재 환경도 바뀌었다. 한국과 이란,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퍼진 나라를 여행한 취재진과 스카우트는 클럽하우스 출입이 제한된다. 템파베이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 최지만(29)은 최근 자신을 찾은 한국 취재진에게 “클럽하우스 밖에서 인터뷰하자”고 제안했다. 팀 동료들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최지만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추세라 걱정이 크다.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리그 일정 등의 강력한 조치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예정대로 2020시즌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범경기 또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정규리그뿐 아니라 올해 6월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시카고 컵스와의 해외시리즈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야구의 국제화를 위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정규 시즌 중 일부를 해외에서 치르고 있다. 유럽 역시 코로나19 위험도를 ‘보통’에서 ‘높음’으로 격상시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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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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