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 6회는 평균 7.7%, 최고 9.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한 자리수 시청률이라 얕보기에 ‘김비서’가 가지는 흥행의 의미는 남다르다. 케이블 방송사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시청률(5.8%)로 시작을 알렸고, 고정 시청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비서’와 비교했을 때 동시간대 공중파 3사 드라마의 성적은 초라할 지경이다.
최근 밤 10시 대 공중파 드라마 중 유일하게 두 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했던 ‘슈츠’의 종영 이후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는 작품이 없다. ‘김비서’ 6회가 방송된 지난 21일 MBC ‘이리와 안아줘’는 4.9%, SBS 훈남정음은 4.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으로 결방, 지연 방송 등 공중파 드라마의 편성 변경이 잇따랐지만 ‘김비서’는 굳건하게 자리를 지켰고,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화답했다.
‘김비서’는 지난 25일 CJ E&M이 발표한 6월 둘째 주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전주 대비 한 계단 상승한 순위. 이슈가 된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비서’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김비서’는 조회 수 5000만뷰를 기록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웹소설 기반의 웹툰 역시 유료 구독자수 누적 450만뷰를 돌파했다.
원작의 인기가 증명하듯 ‘김비서’의 큰 메리트는 또한 웹툰 원작의 드라마라는 점에 있다. ‘김비서’는 그 메리트를 오롯이 살려냈다. 섬세하고 촘촘한 작품성을 자랑하며 원작의 팬덤을 그대로 드라마 시청자로 옮겨왔다. 드라마로 작품을 접한 시청자들이 역으로 웹툰을 찾아 읽는 모습까지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반드시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KBS 2TV ‘오렌지 마말레이드’, MBC ‘밤을 걷는 선비’, SBS ‘하이드 지킬, 나’ tvN ‘구여친클럽’등 실패작도 수두룩하다. 톱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시청자들의 만족을 채우진 못했다.
실패작들이 증명하듯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 일수록 제작에 더 신중해야 한다.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비현실성은 탈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서준과 박민영은 원작의 느낌을 완벽하게 살린 ‘싱크로율 100%’의 캐스팅으로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나아가 박서준의 능청스러움이 웹툰 속 오글거림을 단숨에 벗겨낸다. 영준이(박서준)의 자아도취는 수준급이다. 스스로 “영준이 이 녀석”을 읊조리며 자신의 외모에 감탄하기도 하고,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벽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까지 자신감을 뿜어낸다. 민망할 법도 한 ‘나르시스트’의 캐릭터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뽑아낸다.
박서준은 같은 로코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를 선보인다. 그는 2013년 ‘금 나와라 뚝딱’을 시작으로 ‘마녀의 연애’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까지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며 여심 저격에 성공했다. 매 작품마다 색다른 매력으로 로코의 진수를 선보인 그가 ‘김비서’ 속 만화 같은 캐릭터조차 찰떡같이 소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와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진정한 ‘김비서’ 박민영 또한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시티헌터’ ‘리멤버-아들의 전쟁’ 등 장르를 불문하고 안정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박민영은 데뷔 첫 로코 도전임에도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은 듯 기량을 뽐냈다. 프로페셔널한 비서의 모습부터 사랑에 서툰 모태솔로의 모습까지 동시에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한편, ‘김비서’는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는 김미소와 미스터리한 기억을 가진 이영준, 이성연(이태환) 두 형제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더욱이 김미소에 대한 이영준의 직진 사랑이 더욱 깊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듯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캐스팅, 연출, 대본까지 빠짐 없는 경쟁력으로 동시간대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웹툰 원작 드라마의 성공적인 예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gy9322@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