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갑용 소프트뱅크 2군 코치는 두산의 외국인 선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이유를 물으니 그저 싱긋 웃을 뿐이다.
두산은 외인 3인방은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닉 에반스다. 이들의 장점은 무엇보다 훈련에서 ‘특별대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인 선수라고 훈련을 게을리한다거나 소홀히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김태형 감독과 프런트가 벽안의 3인을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다.
니퍼트의 경우, KBO리그의 장수외인이다. 올해로 7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해는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휩쓸었다. 이번 겨울 연봉 210만 달러 계약으로 KBO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을 경신했다.
니퍼트의 장점은 동양적 사고다. 한국 문화와 음식에 거부감이 없고, 진중한 성격으로 팀원과 불화도 없다. 니퍼트는 “선배에 대한 어린 선수들의 존경과 선배들 또한 어린 선수들을 존중하는 모습에서 진정 하나의 팀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두산의 장점을 설명할 정도다.
이런 니퍼트의 모습이 보우덴과 에반스에게도 투영됐다. 지난 시즌 첫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들도 니퍼트의 모습을 보면서 두산의 팀문화를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보우덴은 투수조 훈련에서 빠지는 적이 없고, 에반스는 열살 동생들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며 베이스러닝을 하고 배트를 휘두른다.
외국인 선수는 기량이 최고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훈련 열외나 KBO리그를 얕보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팀워크 면에서 문제가 생긴다. 아무리 기량이 좋아도 국내팀에서 장수할 수는 없다. 야구는 팀스포츠고, 이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다. 김태형 감독도 이런 면에선 절대적이다.
두산의 외국인 선수는 조용하다. 3명 모두 말투 하나하나가 ‘모범생’ 느낌이다. 두산이 성적을 넘어 보우덴 및 에반스와 재계약을 추진한 이유 중 하나다. 진갑용 코치가 놀란 데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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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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