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언론은 ETRI가 LDM(계층분할다중화, Layered Division Multiplexing)기반 차세대 지상파방송 기술 시연을 통해 기존 DMB 방송 주파수인 VHF 대역(TV채널 2~13번)에서 DMB와 지상파 UHD 방송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방송기술 관련 전문가들의 생각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측은 “LDM 기술은 모바일 방송용 신호와 지상파 UHD 방송을 하나의 주파수에 중첩해 송신한 후 수신기는 먼저 모바일 신호를 수신하고, 그 뒤 모바일 신호를 제거한 다음에 UHD 방송 신호를 복원하는 방식”이라며 “LDM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 DMB 단말기와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수천만대의 차량용 및 스마트폰용 DMB 단말기들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방송기술인연합회 측은 “특히 UHDTV 신호와 결합하여 서비스를 할 경우, 수신환경에 따라서 심각한 난시청이 유발될 수 있고, LDM 기술은 수신신호처리 복잡도가 높기 때문에, 수신환경이 열악한 경우 DMB 신호가 원활히 제거되지 않아서 지상파 UHD 난시청을 유발 할 수 있으며, 송신기 교체나 중계기 추가 설치 등 막대한 운용비용이 발생하게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VHF 대역은 국내 디지털 라디오, 지상파 DMB, DTV 예비 대역으로 고시되어 있으며, 전파의 특성상 DTV나 UHDTV와 맞지 않기 때문에 유럽도 디지털 전환을 하면서 VHF 대역의 TV 방송을 거의 폐지했고, 미국의 경우 일부 사용하고는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의 지역 방송사가 아날로그 방송용으로 사용 중”이라며 “ETRI와 일부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LDM기술은 700MHz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술도 아니며 대안도 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LDM 기술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는 물론 상용화 사례도 없는 실험실 기술에 불과한데, 과거 정부 주도로 ETRI가 전략적으로 개발했던 AT-DMB(Advanced T-DMB)가 기존 수신기와의 호환성 및 서비스 수신률 저하 등의 문제점으로 실용화에 실패한 사례와 그 행보가 거의 일치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지난번 ETRI의 ‘지상파 DTV 분산 중계기’ 관련 보도에 이어 현실성 없는 ‘LDM 기술’ 관련 보도까지 나오는 것은, 미래부와 통신업계가 지상파 UHD 방송을 위한 주파수 할당을 봉쇄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