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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뼈 동굴 미스터리 끝엔 정치적 학살 있었다

입력 : 2014-09-28 20:48:03 수정 : 2014-09-29 17: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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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소개된 뼈 동굴 미스터리가 끔찍한 정치적 학살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시사 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산 중턱 사람의 뼈가 나온다는 코발트 광산과 이어진 수직 동굴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졌다.

경상북도 경산시 평산동에 위치한 코발트 광산 뼈 동굴의 수많은 유골은 한국전쟁 당시 '빨갱이'로 오해받은 무고한 시민들이 학살당한 것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뼈 동굴에 있는 뼈를 조사한 결과 부패가 심했다. 땅에 오랫동안 묻혀 있어 DNA 분석도 어려웠다.

그러나 유골 주변에서 한국전쟁 당시 사용됐던 소총의 것으로 보이는 탄피들이 발견됐다. 지역 주민들은 "트럭을 싣고 사람들을 데리고 갔고 내려올 땐 빈차였다. 매일 총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또한 목격자는 "다데굴(수직굴)에서 사람들을 총으로 쏘고 쓰러지고 넘어지고 이런 게 보였다"고 증언했다.

문제의 뼈들이 발견된 수직굴은 깊이 50m였다. 산 채로 밀어 넣어 죽이고 한 데 묶어놓은 사람들의 앞을 총으로 쏘고 그들이 밀려 떨어지면 묶여 있던 사람들도 따라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수직굴에 떨어지자 수평굴과 마주치는 지점에서 더욱 많은 유골들이 발견 된 것이다.

즉, 경남 코발트 광산의 학살은 경찰(정보수사과, 사찰계)과 육군본부 정보국 CIC(지구, 파견대)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뼈 동굴의 실체는 결국 한국전쟁 당시 벌어진 정치적 학살이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아이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경남 코발트 광산에서 학살당한 사람은 무려 1800여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고무신과 밀가루를 배급해 준다는 말에 혹해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한 사람들을 좌익단체로 몰아가며 반정부 활동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무자비하게 학살했다. 유족들은 '빨갱이'로 매도되며 "같은 집안끼리도 아버지 사건으로 우리를 멀리했다"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내가 유족이라고 이야기하면 빨갱이 자손으로 찍혔기 때문에 얘기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가운데 뼈를 보관하고 있는 위탁 대학은 이를 꺼려하며 학교 이름조차 밝히지 말라고 요청했다. 유관 기관은 수습된 유골이 위탁 대학과의 계약이 종료된 시점부터의 대처 방안은커녕 남아있는 유골에 대한 발굴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리고 여전히 동굴에는 몇 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유골이 유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묻혀 있다.

윤정한 기자 yun0086@sportsworldi.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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