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다.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집안에서만 움츠렸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따뜻해진 봄을 맞아 야외 운동과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봄 맞이 등산객 인구가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완연해진 봄 날씨를 만끽하고 겨울철 부족했던 운동량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자신도 모르게 무리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어 척추와 관절의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활동을 한꺼번에 하면 근육이 놀라 여러 가지 척추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실제 봄철 산행 후에는 목, 허리, 어깨, 무릎 등 척추관절 부위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산을 오르내릴 때는 체중의 2~3배 무게가 척추와 무릎 관절에 쏠리기 때문에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준비과정이 부족할 경우 허리 염좌나 급성 목·허리디스크 등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해빙기의 산은 곳곳이 아직 미끄러워 자칫하면 낙상으로 인한 염좌나 골절 등의 부상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요추와 같은 부위에 발생한 염좌는 또 다른 척추 손상 및 척추관절증후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등산 후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느껴지고, 증세가 다리와 엉덩이 주변으로까지 번진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산행 중의 부상 등으로 인해 급성 디스크 등 척추문제로 번질 경우에는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척추질환의 경우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충분한 휴식을 통해 좋아지는 경우도 있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약물이나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조치를 해줘야 한다.
만약 보존적 치료 후에도 증세가 달라지지 않을 경우에는 좀 더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된다. 연세바른병원의 이상원 원장은 “대표적으로는 고주파 열 에너지를 튀어나온 디스크에 조사해 크기와 통증을 줄여주는 고주파 수핵 감압술이나 특수 현미경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직접 보면서 레이저로 통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경막외내시경레이저 등 비수술적 요법 등을 고려할 수 있으며 이후에도 경과가 좋아지지 않으면 수술적인 방법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큰 부상으로 번질 수도 있는 봄 산행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는 안전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우선 척추관절 등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등산 스틱 등의 장비를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키는 한편 배낭은 체중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며 한쪽으로 매지 않는 것이 좋다. 초보자의 경우 낮은 산을 오르는 것부터 시작해 30분 정도 가볍게 걷고 쉬기를 반복하다가 등산이 몸에 익숙해진 이후에 점차 시간을 늘려 나가야 한다. 또한 등산을 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주고 후에는 반신욕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