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여운은 이제 없습니다. 다들 운동하고 있어요.”
2024년 프로야구 우승팀 KIA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활짝 웃었다. 하루에만 트로피 4개를 들어 올리면서 올 한 해가 호랑이의 것이었음을 공고히 했다.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최형우, 3루수 김도영, 유격수 박찬호 등 3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뿐만 아니라, 올 한 해 최고의 장면을 연출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포토상 역시 KIA의 몫이었다. 포수 김태군이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투수 정해영과 포옹하는 모습이 선정됐다.
참고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인원 골든글러브 수상 구단 사례는 6명으로 1991년 해태와 2004년 삼성이 달성한 바 있다.
크나큰 결실을 맺었다. 기쁨에 취할 법도 한데, 호랑이 군단은 한치 흔들림 없다. 그 대신 왕좌를 지키는 데에만 온 신경을 쏟는 듯했다. 이날 행사 뒤 취재진을 만난 KIA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2025년’을 향한 의지를 피력했다.
먼저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내야수 김도영은 “올해가 내 커리어하이 시즌이 아니길 바란다. 올해보다 더 잘하는 시즌이 분명히 나올 거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지난 1년을 돌아본 그는 “스스로에게 80점을 주고 싶다”며 “상을 떠나 내가 목표로 했던 부분을 달성한 것도 있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느낀다. 보완할 것이 많다. 100점인 시즌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오늘까지만 행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 내년을 위한 훈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최고참’ 최형우는 이미 우승의 여운을 지운 지 오래다. 우승반지만 6개(2011~2014, 2017, 2024)인 백전노장이다. 그는 “우승의 여운은 진작에 사라졌다. 그게 사실 오래 안 간다. 나뿐만 아니라, 팀 동료 모두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생애 첫 황금장갑의 영예를 누린 내야수 박찬호의 시선 역시 2025시즌을 향한다. 트로피를 들고 연일 무겁다고 되뇌더니 “많이 무겁다. 그런데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받고 나서가 중요하다. (내 경우에는) 한 번 건방 떨다가 나락을 가본 적이 있어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성적을 계속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동=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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