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요.”
2024시즌 프로야구 대미를 장식하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13일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타점왕’ 오스틴 딘(LG)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 외인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빛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외인이 참석하는 것은 2019시즌 조쉬 린드블럼 이후 처음이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오스틴은 환한 미소로 팬들과 인사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외인들은 시즌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다. 오스틴의 경우 오로지 이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텍사스서 먼 길을 날아왔다. 전날(12일) 입국했다. 다음날 다시 출국한다. 심지어 수상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홈런왕’ 타일러 데이비슨과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오스틴은 “50대 50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상을 받든 아니든 이 자리에 후보로 올라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끄덕였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했다. KBO리그 입성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오스틴은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291표 가운데 271표를 독식했다. 2023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도 당시 미국에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 지난 3월에야 골든글러브를 전달받았다. 오스틴은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흔쾌히 다녀오라고 하더라. 덕분에 올 수 있었다”고 웃으면서 “무엇보다 올해 초 팬들에게 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KBO리그 2년차. 오스틴은 올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자랑했다. 140경기에서 타율 0.319(527타수 168안타) 32홈런 132타점 등을 기록했다. 2018년 채은성(한화), 2020년 김현수가 작성했던 119타점을 넘어 구단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미 내년 시즌 동행도 약속된 상황. 올해보다 30만 달러 오른 총액 170만 달러에 사인했다. 오스틴은 “한국에서 1루수로서 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팀 케미가 잘 맞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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