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Scene] 3번째 도전 만에…역도 김수현, AG 시상대로

‘한국 여자 역도 간판’ 김수현(28·부산시체육회)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현은 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처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역도 여자 76㎏급 경기에서 인상 105㎏, 용상 138㎏, 합계 243㎏을 들어 3위에 올랐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시상대 위에 섰다. 김수현은 앞서 2014년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선 4위에 그치며 아쉽게 입상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상승곡선을 그렸던 김수현이다. 지난해 12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에서 인상 108㎏, 용상 137㎏, 합계 245㎏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진주아시아선수권에서는 인상 109㎏, 용상 134㎏, 합계 243㎏으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던 배경이다.

 

인상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김수현은 이날 인상 1차 시기에서 105㎏에 성공했다. 2차 시기에서 109㎏에 실패했다. 3차 시기 역시 마찬가지. 바벨을 놓쳤다. 포기하지 않았다. 용상에서 더 힘을 냈다. 1차 시기 132㎏, 2차 시기 136㎏을 깔끔하게 성공했다. 3차 시기에서 138㎏을 들어 올렸지만 실패 판정을 받았다. 비디오 판독을 판정이 정정되며 기록이 인정됐다.

 

아픈 기억이 떠올렸다. 김수현은 2021년에 열렸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눈앞에 두고 ‘노 리프트’(실패) 판정을 받아 빈손으로 물어난 적이 있다. 김수현은 판정이 바뀌지 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남자친구의 응원도 큰 힘이 됐을 터. 김수현은 가라테 피재윤(대한가라테연맹)과 연인 사이다.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피재윤은 가라테 국가대표로 이번 AG에 출전했다. 이날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16강에 출전했지만 바흐만 아스가리(이란)에 2-4로 패했다.

 

김수현의 동메달로 한국 역도는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첫 메달은 이상연(수원시청)이 남자 67㎏급에서 따낸 동메달이다.

 

한편, 이날 금메달과 은메달은 북한이 휩쓸었다. 송국향과 정춘희가 나눠 가졌다. 송국향은 인상 117㎏, 용상 150㎏, 합계 267㎏으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정춘희는 인상 117㎏, 용상 149㎏, 합계 266㎏을 기록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중국 리아오 구이팡은 실격 처리됐다. 인상 1차 시기에서 113㎏을 들어 올린 뒤 2차 시기에서 118㎏을 시도하다 바벨을 뒤로 떨어뜨렸다. 3차 시기를 포기한 리아오 구이팡은 용상을 소화하지 않았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