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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에 찬 그때, 김도혁 ‘보섭아 저기로!’

입력 : 2022-08-04 07:00:00 수정 : 2022-08-04 08: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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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 넣고 정신이 없었는데.”

 

 비록 승리는 거두지 못했으나 연패를 막고 구단 역사를 새로 쓰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골 세리머니까지 의미가 있었다. 다만 그 의미있는 행동이 나오기까지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프로축구 K리그1 인천유나이티드 김보섭과 김도혁 이야기다.

 

 인천은 지난 3일 홈에서 열린 수원FC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선제골로 리드를 잡으며 지난 라운드 성남FC전 충격패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친정팀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한 김현의 동점골로 아쉬운 승점 1만 획득했다.

 

 무승부에 그쳤지만 선제골 장면은 곱씹을 필요가 있다. 인천은 김보섭의 선제골로 승부의 균형을 깼다. 김보섭의 득점은 인천 구단 역사상 800번째 골이었다. 구단 성골 유스 출신 공격수가 대기록을 작성하는 의미 있는 골이었다.

 

 골 세리머니도 뜻깊었다. 인천은 지난 1일 인천경찰청과 업무협업을 통해 인천 지역 실종자 찾기 ‘RE:United’ 캠페인을 기획, 구단 SNS를 활용해 장기 실종자를 찾는 일에 동참했다. 

 

 장기 실종자 가족 관점에서 팬과 시민의 공감을 이끌고 캠페인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36년 전 아들 최재명 군을 잃어버린 최복규 씨 가족의 사연을 담은 세미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2일 오후 5시에 공개했고 수원FC전에서 관람객 대상 전단지를 배포하거나 전광판·LED 보드 등에 홍보하는 등 더 많은 팬에게 캠페인을 알렸다.

 

 특별 제작한 유니폼을 드는 세리머니까지 기획했다. ‘RE:United 실종자를 찾습니다. 최재명’이라는 글귀가 세겨진 유니폼을 들고 카메라 앞에 김보섭이 섰다. 득점 상황은 꾸준하게 회자되는 장면인 만큼 실종자들을 찾는 데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구단과 선수단의 의견이 반영된 의미있는 세리머니였다.

 

 다만 이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당시를 회상한 김보섭은 “경기 전에 특별한 세리머니를 한다고 이야기를 나눠 인지는 하고 있었는데 골을 넣고 정신이 없어 처음엔 제대로 못했다. 그런데 주변 형들이 ‘세리머니 준비한거 하자’고 말해줘서 그때 생각나서 했다”고 말했다.

 

 어떤 형들이 말해줬냐는 질문에도 “아 보지 않고 말 하는 걸 듣기만 해서”라며 천천히 복기해도 득점 후에는 정신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에 김도혁이 카메라를 가리키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말을 해주자 이제야 기억이 명확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도혁은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당사자에게 묻자 “(김)보섭이가 너무 심취한 나머지 잊은 거 같아서 ‘빨리 가자’고 말했다. 좋은 의미를 가진 캠페인이고 세리머니인 만큼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경기를 하고 있는 도중이었지만 실종자인 최재명 씨를 꼭 찾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까먹지 않고 보섭이에게 말했다”고 답했다.

 

 카메라를 향한 세리머니뿐 아니라 현장을 찾은 인천 팬들에게도 확실하게 전달된 세리머니였다. 의미는 전했지만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까지 다 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김도혁이었다.

 

 그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와주셨다. 또 오랜만에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까지 가져오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이걸 꼭 이겨내겠다. 주말에 예정된 대구FC전에서는 꼭 이겨 팬분들에게 더 높은 곳으로 갈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달수 대표이사에 대한 코멘트도 남겼다. 최근 전 대표이사는 구단 안팎 잡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이에 김도혁은 “(팀을 잘 이끌어주신)전 대표이사님께서도 승리한다면 더 힘이 나실 것 같다. 대구전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며 말을 마쳤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월드>


인천=김진엽 기자 wlsduq123@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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