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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관중 일으킨 살신성인…KT는 ‘형님들’ 믿고 간다

입력 : 2021-10-24 17:29:18 수정 : 2021-10-24 18: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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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형님 유한준(40)이 2루 베이스에서 몸을 던졌다. 홈에서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까지 시도했다. 이에 질세라 ‘넘버 투’ 박경수(37)도 몸을 날렸다. 두 베테랑의 살신성인에 일주일 동안 침울하게 가라앉았던 KT 더그아웃이 들끓기 시작했다. 2145명이 찾은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KT는 ‘형님들’만 믿고 간다.

 

 KT는 24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키움과 홈경기서 7-1로 이겼다. 시즌 74승(8무57패)째를 신고한 KT는 1위 삼성(75승9무57패)와 격차를 0.5게임차로 좁혔다.

 

 희비는 2회말에 엇갈렸다. KT 선두타자로 나선 유한준이 우측 선상을 타고 흐르는 안타를 쳤다. 1루를 지난 유한준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장성우의 짧은 안타에 홈까지 향한 유한준은 몸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이에 질세라 박경수도 심우준의 타구에 3루를 지나 홈에서 몸을 던졌다. 결과는 달랐지만 KT 타선은 그때부터 추가득점에 성공해 귀중한 1승을 완성했다.

 

 유한준과 박경수의 살신성인이 꽉 막힌 혈을 뚫었다. 시간을 돌려보자. KT는 지난 일주일 사이 벌어놓은 승점을 모두 까먹었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서는 세 달 넘도록 지켜낸 1위 자리까지 내줬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해도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한 탓이었다. 지난 5경기 동안 KT는 경기당 평균 1득점에 그쳤다. 1위 경쟁 팀과 맞대결서 패해 내상도 컸다. 자칫 사기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그래서 형님들이 나섰다. 사실 유한준과 박경수는 각각 KT 트레이닝파트 특별 관리대상 1, 2호다. 전성기 시절처럼 신체 회복이 빠르지 않다. 선발 라인업서도 대체불가다. 다쳐서 빠지기라도 하면 팀에 큰 손해다. 둘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트레이닝파트는 물론 이강철 감독도 금기시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둘이 몸을 내던졌다. 어떻게든 답답한 흐름 속 변곡을 만들기 위한 형님들의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지난 18일 관중석을 개방된 이후 KT는 줄곧 원정을 치렀다. 이날 처음으로 홈 관중과 마주했다. 관중석을 채운 인원은 2145명, 형님들은 KT다운 야구로 홈팬을 맞이했다. 경기를 마친 뒤 유한준은 “우리도 예상하지 못한 5연패였다. 홈 팬들 앞에서 연패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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