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웹드라마 ‘미미쿠스’로 연기 데뷔한 이후 티빙 ‘술꾼도시여자들2’에서 특별출연한 바 있는 조유리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가 장편 연기 데뷔작이다. ‘오징어게임’이 글로벌 기대작이었던 만큼 캐스팅 당시 조유리를 향해 우려의 시선이 있던 게 사실이다. 톱배우라고 해도 부담이 상당했을 작품에서 조유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을 이유다.
조유리는 이러한 부담과 시선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해당 작품에서 조유리는 남자친구 명기(임시완 분)로부터 잘못된 투자 정보를 믿었다가 거액을 잃고 게임에 참가하게 된 임산부 준희 역을 맡았다. 조유리는 섬세한 감정 표현과 눈빛 연기는 물론 오열 연기까지 완급조절이 돋보이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해 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오징어게임’ 시즌2 홍보 인터뷰에서 조유리는 “캐스팅이 공개됐을 때와 작품이 공개됐을 때 살면서 연락을 가장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돌아보며 “주변에서 관심을 가져주니까 되게 고맙고 ‘이 사람들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주변에 감사를 전했다.
데뷔작부터 이정재, 이병헌 등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다. 조유리는 “대본 리딩을 하면서 선배님들을 처음으로 뵀었는데 TV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긴장이 너무 심해서 옆에 있는 박성훈 선배님한테 원래 이렇게 긴장이 되는지 물어볼 정도였다. 선배님이 ‘나도 맨날 해도 떨린다’고 해주셨다”며 “촬영하면서 중간에 식사할 때마다 ‘지금 내가 누구랑 밥을 먹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해 웃음을 불렀다.
이병헌은 앞서 조유리의 눈빛 연기가 좋았다며 가장 인상 깊은 출연자 중 한 명으로 꼽기도 했다. 조유리는 “그 기사를 저도 어제 봤다. 너무 영광이어서 캡쳐해서 제 갤러리에도 저장했다”고 웃었다. 그는 “실제로 촬영을 할 때도 그 말을 해 주셨다. ‘이 팀에 끼워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는데 선배님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봤던 신이었는데 되게 감동을 받았었다. 이병헌 선배님이랑 이정재 선배님께서 ‘눈빛이 좋네, 방금 신 되게 좋았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었는데 가볍게 해주신 이야기였는데도 저한테 엄청 크게 다가왔다. 그렇게 말씀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임시완을 두고는 “시완 오빠의 행동들을 실제로 옆에서 보면서 제가 몸소 느낀 게 더 많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어 “신을 준비할 때는 어떻게 준비를 하는지, 저한테 항상 같이 연습해 보자고 하시거나 혼자서 연습하고 계시는 순간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나도 연습해야겠다’ 자극을 느꼈다. 그런 점에서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 또 한 번 느꼈다”고 전했다.
아울러 “촬영장에서도 저를 너무 잘 챙겨주셨다”며 “식사할 때나 사소한 모든 순간들에 저를 엄청 잘 챙겨주셨다. 제가 나중에 선배가 되면 시완 오빠처럼 후배들을 챙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인간적으로도 그렇고 배우로서도 선배님으로서도 정말 완벽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임시완을 향해 존경심을 내비쳤다.
조유리 또한 선배들의 열정에 뒤지지 않았다. 황동혁 감독은 해외 매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테이크를 한 번 더 찍자고 한 배우로 조유리를 꼽기도 했다. 조유리는 “욕심이 나서라기보다는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에 가까웠던 것 같다. 무언가 마음에 찝찝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어서 계속 한 번 더 하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는 “근데 항상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한 번 더 하면 감독님은 그전 거를 쓰신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들 좋다고 하고 오케이 하면 오케이인 거구나. 이걸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도 이번 기회에 배웠다”고 말했다.
가장 테이크를 많이 가져간 장면을 묻자 조유리는 “제일 많이 가져간 장면은 정말 어렵고 감정적인 신이었는데 시즌 3에 있으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웃었다. 이어 “시즌2에서 꼽아보자면 화장실에서 우는 장면도 그렇게 적지 않았던 것 같고. 명기랑 처음 만나서 ‘꼴좋네’ 하면서 싸우는 장면이 제가 처음으로 입을 떼서 오래 말하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그 장면을 가장 오래 찍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 중에서 준희는 명기로 인해 거액을 잃고 오징어게임에 참가한다. 서로의 아이까지 지우자고 했던 남자친구 명기를 향해 차가운 시선과 날선 말투를 내비친다. 그러면서도 짝짓기 게임을 할 때는 명기를 은근히 편 들어주고 난투가 벌어지기 전 명기를 걱정해 숨어 있으라고 조언을 한다.
조유리는 “명기한테 마음이 조금씩 점점 열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곳에서 아는 사람이 있다면 좋은 감정이든 안 좋은 감정이든 약간 마음이 갈 것 같다. 더군다나 애 아빠라면, 그리고 잠적했던 전 남자친구라면 더 그럴 것 같다. 그리고 명기가 제 목숨을 몇 번 구해주기도 했었고 명기가 계속 저를 잡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보니까”라고 자신이 해석한 준희의 내면을 전했다.
그러면서 “은연 중에 명기를 믿고 싶은 마음도 있고 손톱 옆에 가시처럼 자꾸 신경 쓰고 눈에 밟히는 느낌이라고 저는 해석했다 명기가 무언가를 할 때 준희가 그렇게 거부 반응이 심하지 않다는 게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증거 같다”고 부연했다.
아이즈원 멤버들과는 현재까지도 돈독한 친분을 유지 중이다. ‘오징어게임’ 촬영 전후에도 멤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받았다. 조유리는 “멤버들이 다 굉장히 잘하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또 존경스럽기도 하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고 뿌듯함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연기 활동 중인 김민주, 강혜원과 연기 고민을 많이 나눈다. 조유리는 “신인 배우들이 다 하는 고민들을 많이 나눈다. ‘내일 이런 신이 있는데 너무 긴장돼’부터 시작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면 저희끼리 ‘잘 할 수 있어. 너 이것도 했잖아’ 이렇게 다독여 준다. 그래서 사실 막 그렇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심적으로 안정감이 들고 위로가 많이 된다”고 했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진 뒤 특히 장원영이 멋있고 대단하다며 조유리에게 많은 축하를 건넸다고. 최예나는 캐스팅 발표 하루 전날 예지몽까지 꿨다고 한다. 조유리는 “예나 언니가 꿈을 꿨는데 내가 임신을 하고 울고 있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언니가 ‘친구가 임신하고 우는 꿈’ 이런 식으로 검색을 해봤는데 합격운이 있다는 뜻이라고 하더라. 제가 오징어게임 오디션을 봤다는 건 알고 있었어서 언니가 혹시 합격했냐고 물어봤다. 기사 뜨기 하루 전이어서 붙었다고 말을 해줬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어떤 캐릭터인지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언니가 나중에 (제 캐릭터를) 보고 아주 놀라더라”라고 웃으며 멤버들 간 여전이 두터운 우정을 전했다.
조유리는 “연기에 대한 재미가 많이 생겼다. 더 다양한 캐릭터와 다양한 작품을 많이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번 작품 소감을 전했다. 그는 “찍으면서 ‘이렇게 맞춰 나가는 거고 이렇게 호흡하는 거구나’ 생각하면서 재미를 많이 느꼈다. 모든 선배님들이 저한테 ‘오징어 게임 촬영장은 현장 분위기도 좋고 정말 너무 좋은 촬영장’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촬영했기 때문에 앞으로 재미를 더 많이 붙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차기작은 현재 논의 중이다. 조유리는 여러 유튜브 예능에서 하고 싶은 연기로 액션을 꼽은 바 있다. 액션에 자신이 있는지 묻자 그는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액션 장르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더불어 “스릴러 장르도 좋아해서 ‘오징어 게임’ 시즌 1 나왔을 때도 엄청 좋아했고 몇 번씩 봤다. 그래서 시즌 2 합류가 더 안 믿겼던 것 같은데 어쨌든 이런 장르를 아주 좋아한다”고 웃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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