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는 기쁜 순간에도 가슴 먹먹한 사고와 동료 배우를 떠올렸다. 전날 진행된 KBS 연기대상 무대에 오른 스타들의 모습이다.
11일 KBS에서는 ‘2024 KBS 연기대상’이 방송됐다. 본래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31일 생방송 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 지정으로 녹화 방송으로 대체됐다.
◆스타들 여객기 참사 애도
방송 오프닝에서 MC 장성규, 서현, 문상민은 참사를 추모하며 방송을 시작했다. 블랙으로 의상을 맞춰 입은 세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오프닝을 진행했다.
장성규는 “얼마 전 우리 국민 모두에게 가슴 아픈 사고가 있었다. 유가족 여러분과 여객기 참사 희생자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애도를 표했고, 이어 화면에는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합니다’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이날 수상으로 무대에 오른 스타들도 소감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드라마 ‘개소리’로 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김용건은 “오늘 이 자리가 서로 축하받고, 축하하는 자리였는데 마음이 무겁다.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 분들과 유가족 분들께 깊은 위로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상’을 안은 드라마 ‘환상연가’의 박지훈, ‘개소리’ 연우도 참사를 추모했다. 그룹 워너원 출신의 박지훈은 “무거운 마음으로 수상을 하게 됐다.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연우는 “무거운 마음이 큰데,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로 ‘신인상’을 안은 서범준도 소감 중 “감히 제가 다 헤아릴 순 없겠지만 누군가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었는데, 저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유독 이번 겨울은 몸도 마음도 많이 추운데 얼른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애도를 표했다.
◆2024년 세상 떠난 배우들 추모
이날 스타들은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배우들도 추모했다. 지난해에는 남궁원, 오현경, 남일우, 권성덕, 김수미, 김동수, 박지아, 송재림 등 총 8명의 배우가 세상을 등졌다.
김수미와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맨발의 기봉이’ 등으로 호흡을 맞췄던 신현준은 고인을 기억하며 애도를 표했다. 드라마 ‘다리미 패밀리’로 장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을 받은 그는 수상 후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다리미 패밀리를 찍을 때 사랑하는 김수미 어머니가 소천했다. 굉장히 힘들었는데 많은 분들이 위로해줬다. 어머니를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 하고, 사랑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 느끼고 있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부디 외롭지 않고, 항상 웃으면서 계셨으면 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배우들이 생전 연기하는 모습이 화면으로 등장해 먹먹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KBS 측은 이순재의 대상 시상식이 마무리 된 후 배우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전 사진과 함께 ‘당신이 보여준 연기에 대한 진심, 땀과 열정.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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