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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靑蛇)의 비상] 女배구 이끌 ‘능구렁이 블로커’ 정호영-이다현 듀오… “대표팀 강등, 지켜볼 수 없어요”

입력 : 2025-01-03 07:00:00 수정 : 2025-01-03 09: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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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이다현(왼쪽)과 정관장 정호영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나란히 ‘뱀의 해’를 맞은 최고의 미들블로커 듀오, 굵직한 레벨업을 꿈꾼다.

 

2019∼2020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2019년 9월 4일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정호영(정관장), 이다현(현대건설)의 이름이 1∼2순위로 불린 역사적인 날로 남았다. 풋풋했던 2001년생 동갑내기는 뱀의 해가 돌아온 올해, 클럽을 넘어 여자배구 한 축을 맡는 선수로 성장했다. 멈춤은 없다. 적절한 시기에 찾아온 자신들의 해를 맞아, 슈퍼스타로 도약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띄운다.

 

“2024년은 내 인생에서 자신감이 생긴 해다. 난생 처음 팀이 통합우승을 경험했고, 대표팀으로서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첫 승리라는 걸 해봤다”며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 있던 시간”이라고 지난해를 돌아본 이다현은 “올해도 그 기쁨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는 목표를 띄워 보낸다.

 

정호영도 마찬가지다. 그는 “새해가 밝고 주변에서 ‘너의 해니까 다치지 말고 잘해보자’는 덕담을 많이 해주셨다. 저 역시도 부상 없는 건강함이 1번이다”며 “지금 우리 팀 성적이 좋은 만큼, 상승세를 유지해서 시즌 말미에도 웃고 싶다는 소원도 함께 빌었다”고 웃는다.

 

현대건설 이다현이 서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숨가빴던 전반기, 남다른 성적표를 내고 있는 건 이다현이다. 세트당 0.929개의 블로킹을 따내며 리그 1위를 달린다. 속공(성공률 52.21%), 이동공격(62.07%)도 선두다. 미들블로커로서 모든 걸 갖춘 완성형 선수로 나아간다.

 

정작 이다현은 “원래 목표를 설정할 때도 수치보다는 플레이 자체를 우선에 둔다. 지금의 기록도 딱히 의미 없다. 아직 18게임이나 남은 만큼 현재진행형이지 않나.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만큼 좋은 폼을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손사래를 친다.

 

이에 정호영은 “(이)다현이가 너무 완벽한 활약을 보여준다. 당연히 쫓아가고 싶지만, 중요한 건 팀 성적이다. 우리 팀은 외인 쌍포가 있으니까 내 점유율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부분”이라고 유쾌한 견제를 내비치면서도 “물론 제가 만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잔실수나 안일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도록 자신감을 가져보려 한다”고 웃었다.

 

정관장 정호영이 서브를 넣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학창시절부터 쌓아온 두터운 친분은 둘 모두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다. “학교 다닐 때도 친했고, 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천 룸메이트이기도 하다”고 웃은 이다현은 “정이 많이 들었다. 언니들 은퇴하고 나면 함께 잘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정말 끈끈해졌다. 앞으로도 계속 잘 지내자고 전해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

 

그러자 정호영도 “시즌 끝날 때까지 안 다치고 완주했으면 좋겠다. 저는 아니지만 다현이는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도 얻지 않나. 좋은 결과만 있었으면 좋겠다”며 “맛있는 것도 많이 사달라고 꼭 전해달라”고 미소지었다.

 

남다른 우정에 함박웃음을 띄우면서도, 비장한 각오를 잊지 않는다. 이다현은 “올해 목표는 당연히 팀 우승이다. 하지만 못지 않게 중요한 게 대표팀 성적이다. 다가올 (6월) VNL에서 꼭 3승 이상을 거둬 챌린지컵 강등을 피하고 싶다”고 전의를 다진다. 정호영도 마치 짜기라도 한듯 “여러 소망을 많이 말씀드렸는데, 대표팀 상승도 잊지 말고 넣어달라. 우린 절대 강등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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