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만마의 등장, 농구 국가대표팀이 미소 짓는다.
해외파 가드 이현중(일라와라 호크스)이 3년 만의 태극마크를 품고 출격한다. 절정의 컨디션을 유지한 채로 합류했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부상 악령에 시달린 대표팀이지만, 이현중의 가세로 한숨을 돌릴 전망이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21일과 24일 경기도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인도네시아와 호주를 차례대로 만나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을 치른다. 총 12명의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된 가운데 2021년 FIBA 올림픽 예선 토너먼트 이후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현중의 이름이 단연 돋보인다. 김종규(DB), 하윤기(KT) 등 국내파 정상급 빅맨이 부상으로 이탈한 시점, 201㎝ 장신을 뽐내는 그의 역할이 무척 중요해졌다.
대표팀의 사령탑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대목이다. “원래는 3번(스몰포워드) 역할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안 감독은 “부상 선수가 여럿 발생한 팀 사정상 4번(파워포워드)까지도 커버를 해줘야 할 듯싶다. 지금의 이현중은 충분히 그 정도 역량이 출중하다”고 전했다.
최근 기세 자체도 남다르다. 대표팀 합류 직전까지도 훌륭한 경기력을 뽐낸 게 방증이다. 지난 16일 2024~2025 호주프로농구(NBL) 정규리그 9라운드 호주 시드니 윈 엔터테인먼트 센터에서 열린 시드니 킹스전에서 21분 출전, 1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다. 특히 3점 슛은 5번 시도해 4차례나 성공시켰다. 일라와라는 그의 활약에 힘입어 86-79로 승리했다.
선수 본인도 좋은 감각을 이어가고자 한다. 귀국 후 하루 만인 18일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대표팀 오후 훈련에 곧장 합류했다. 안 감독은 “국가대표 합류를 향한 열정이 대단하더라. 또 기량적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예전에는 공격적인 면모만 빛났다면, 지금은 다르다. 공·수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토탈 바스켓볼’스러운 선수로 진화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흐름이 그를 향해 웃고 있다. 무엇보다, 그토록 염원하던 태극마크를 달면서 동기부여 차원에서 큰 힘을 얻었다. 이현중은 대표팀 합류 전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국에서 경기를 뛰는 건 처음”이라며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영광스럽다”고 감격에 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분위기를 제대로 탄 이현중이 과연 대표팀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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