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민이도 없고, 희찬이도 없고… 아 ‘호’가 있네.”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왼쪽 날개을 잃은 홍명보호의 구세주가 될지 시선이 쏠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4차전 경기에 나선다.
조 1위 전쟁이다. 한국과 이라크는 각각 승점 7(2승1무)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골득실에서 앞선 한국(+4)이 이라크(+2)를 제치고 조 1위를 달리고 있다. 패하면 조 3위까지도 밀릴 수 있다. 반대로 승리하면 확실하게 1위를 선점하고 월드컵으로 향하는 최종 관문을 리드할 수 있다.
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홍명보호는 왼쪽 날개를 모두 잃었다. 손흥민(토트넘)은 애초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대체 자원도 한 번에 이탈했다. 황희찬(울버햄튼)과 엄지성(스완지시티)이 부상으로 소집 해제됐다. 지난 11일 끝난 요르단전에서 상대 거친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각각 왼발목과 무릎에 이상이 생겼다.
왼쪽 미드필더에 남은 자원은 배준호뿐이다. 여기에 홍 감독은 지난 12일 이들의 대체 자원으로 국내에서 바로 합류할 수 있는 이승우와 문선민(이상 전북)을 선택했다. 대표팀의 왼측면을 지배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짊어져야 한다. 여기에 태극마크를 계속 달기위해서는 홍 감독에게 눈도장도 찍어야 한다.
가장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는 선수는 배준호다. 요르단전에서 짧은 시간 출전해 ‘특급 서브(교체선수)’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간결하고 깔끔한 패스, 상대를 위협하는 과감한 슈팅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오현규의 추가골 어시스트는 덤이었다. 홍 감독은 “배준호가 경기를 잘 마무리해 줬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하지만 그만큼 약점도 갖고 있다. A매치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요르단전에서 그가 소화한 시간은 단 39분이었다. 집중도가 높은 A매치는 체력 소모가 그만큼 많다. 스스로 체력을 안배하며 경기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무려 5년4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승우와 8개월 만에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문선민은 배테랑이다. 강점도 분명하다. 이승우는 볼 다루는 발재간과 센스가 뛰어나다. 문전에서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골 사냥에 나선다. 측면 공격수는 물론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다. 문선민은 홍 감독이 선호하는 왕성한 활동력과 폭발적인 스피드가 무기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경험 많은 이들을 선발로 기용하고, 배준호를 또 한 번 슈퍼 서브로 활용할 가능성도 크다.
배준호는 홍 감독이 원하는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있다. 홍 감독은 언제까지 손흥민에게만 기댈 수 없으며, 부담감을 줄여줘야 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이라크전이 아니더라도 배준호의 성장은 대표팀 전략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준호 개인으로도 이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생애 첫 월드컵 무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가 홍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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