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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Scene] 아쉽게 마무리한 생애 첫 올림픽...김승준, “한국 레슬링 침체, 부끄럽지만 이게 현실”

입력 : 2024-08-07 18:58:48 수정 : 2024-08-07 19:3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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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김승준이 7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97㎏급 패자부활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정서 기자

“많이 아쉽네요.”

 

생애 첫 올림픽에서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은 컸다. 김승준은 7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97㎏급 패자부활전에서 루스탐 아사칼로프에 2-8로 패배했다. 전날(6일) 세계 1위 아르투르 알렉사니안(아르메니아)에 16강에서 패배한 김승준은 알렉사니안이 결승까지 진출하며 패자부활전 기회를 잡았다.

 

패자부활전에서 승리하면 동메달 결정전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노련한 아사칼로프에 고전했다. 시작하자마자 6점을 뺏기며 위기에 몰렸다. 끝내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승준은 “준비한 기간보다는 너무 짧게 끝나서 아쉽다”고 전했다.

 

이틀 연속 경기에서 자신의 기량을 준비한 것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그는 “국제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하다 보니 외국인 선수들과 대결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 우리나라 레슬링 스타일과 많이 달랐다. 적응했으면 괜찮은 경기를 했을 것 같은데 무릎 부상 여파로 외국에서 열리는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고 돌아봤다.

 

1994년생인 김승준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2017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후 체중이 불어나 5년 정도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는 “대한레슬링협회에서는 여러모로 도와줬는데 부상도 있고 그래서 제가 그것을 100%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면서 “협회에서 오픈 대회도 해줬는데 소화하지 못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올림픽인데 많이 아쉽다”면서 “무릎이 100%는 아니다. 큰 부상이 한 번 오면 다치지 않으려고 하다가 다른 곳이 또 다친다. 잔 부상이 너무 많았다”고 토로했다.

 

한국 레슬링은 역대 올림픽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4개를 수확한 효자 종목이었다. 하지만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으며 10년 넘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은 2012년 런던 대회가 마지막이다. 2020 도쿄 대회(2021년 개최)에선 49년 만에 노메달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선 김승준과 이승찬이 중량급에 나섰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문현경(북한)의 출전권 반납으로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여자 자유형 62㎏급 이한빛만 남았다.

레슬링 김승준이 7일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97㎏급 패자부활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최정서 기자

김승준은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그는 “모든 사람이 아시는 것처럼 (한국 레슬링의 침체는) 사실이다. 지금 이 정도 수준이다. 다른 선수들이 메달 따는 걸 보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한 데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한국 레슬링이 침체라는 것은 사실이니까 변화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옛날처럼 더 혹독한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요즘에 선수들이 그런 혹독한 훈련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짚었다.

 

어려움 속에 나선 생애 첫 올림픽 경험은 소중했다. 그는 “운동선수라면 올림픽이 꿈의 무대가 아닌가. 그 꿈을 실행해서 좋다”면서 “제 몸이 안 아프고 따라준다면 지금처럼 꾸준하게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까지는 해보고 싶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파리=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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