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과 대화했고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해 손흥민이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점을 이해했다”면서 “내 발언으로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손흥민이 아닌) 다른 사람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직·간접적으로 다른 누구에게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 내 친구(손흥민)와 모든 걸 해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벤탄쿠르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 차별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 14일 방송 중에 발생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축구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쏘니(손흥민의 애칭)나 거의 사촌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건넸다. 프로그램 진행자가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 벤탄쿠르의 발언은 동양인이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기에 큰 파장으로 이어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곧바로 사과를 건넸다. 벤탄쿠르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내가 한 말은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거라고 생각해. 너뿐만 아니라 그 누구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고 한 말은 아니었다. 사랑한다”고 밝혔다. 벤탄쿠르의 사과에도 팬들의 분노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다만 이 사과문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벤탄쿠르를 향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들었다.
팬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침묵을 지키며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그러자 손흥민은 지난 21일 “로드리고 벤탄쿠르(Lolo)와 대화를 나눴다. 실수를 인정했고 사과했다.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를 가지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형제이고,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한팀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프리 시즌부터 하나로 뭉쳐 싸울 것”이라고 감쌌다.
당사자들끼리 풀었다고는 하나 출전 징계 가능성은 있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FA에선 사건을 인지하고 있고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FA는 앞서 SNS에서 지인과 농담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에딘손 카바니, 베르나르두 실바 등에게 출장 정지와 벌금 등 징계를 내린 적 있다.
이번 일은 절친 사이에 발생해 더욱 안타까웠다. 벤탄쿠르는 지난해 10월 8개월 만에 무릎 십자인대 부상에서 돌아와 복귀전을 가졌다. 당시 누구보다 반겼던 이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복귀를 따로 언급할 정도로 기뻐한 바 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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