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좋다.
안나린은 14일 미국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파72·663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총상금 3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산뜻한 출발이다. 첫 홀이었던 10번 홀(파5)부터 기분 좋은 버디로 시작했다. 이어 14번(파5), 17번 홀(파4)에서 버디 행렬은 계속 됐고, 후반에도 2번(파4), 8번 홀(파5) 버디를 추가했다. 페어웨이 적중률 61.5%(8/13), 그린 적중률 83.3%(15/18) 등으로 좋은 경겨력을 펼쳐냈다.
자연스레 순위가 따라왔다. 브룩 헨더슨(캐나다), 제너퍼 컵초(미국) 등 8명과 함께 공동 2위에 자리했다. 단독 1위 앨리슨 리(미국)와는 2타 차다. 교포 선수인 앨리슨은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를 엮어 7언더파 65타로 출발했다.
LPGA 퀄리파잉 시리즈 수석 졸업과 함께 2022년 LPGA 무대에 발을 들인 안나린은 지난 2년 동안 톱10 8번 진입이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에 힘입어 투어 첫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올해 4월 T-모바일 매치플레이 4강 진출로 시즌 최고 공동 3위를 찍었던 그는 직전 대회인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는 첫날 7언더파를 몰아치는 등 최종 10언더파 203타로 공동 6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 기세를 살려 이번 마이어 클래식 호성적을 겨냥한다.
강력한 동기부여는 또 있다. 올 시즌 열린 14번의 LPGA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아직 우증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
박세리의 LPGA 투어 진출이 이뤄진 1998년 이후 3번째로 긴 우승 가뭄이다. 1999년 박세리가 시즌 19번째 대회인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서 우승을 신고했다. 2000년에는 16번째 대회인 캐시아일랜드 그린스닷컴 클래식에서 박지은이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긴 갈증은 2014년이었다. 당시 박인비가 14번째 대회인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우승으로 불명예 기록을 끊은 바 있다. 안나린이 올해의 구세주를 노린다.
한편, 마이어 클래식에 나선 또다른 한국 선수 중에서는 공동 11위(4언더파 68타)에 자리한 김인경이 뒤를 잇는다. 최혜진은 3언더파 69타로 공동 22위 등을 기록했다.
올 시즌 초반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자랑하던 넬리 코다(미국)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부터 지난달 메이저 대회 셰브론 챔피언십까지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는 등 벌써 시즌 6승을 찍은 코다지만, 지난 US여자오픈 컷 탈락에 이어 이번 1라운드도 버디 3개,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로 4오버파 76타의 아쉬운 기록과 함께 공동 133위권까지 처졌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