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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열받는 귀여운 변태' 변요한의 연기 차력쇼

입력 : 2024-06-11 10:59:55 수정 : 2024-06-11 20: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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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을 위해 기꺼이 몸뚱이를 던지고 영혼을 갈아 넣는 사람. 영화 ‘소셜포비아’, ‘자산어보’를 통해 현실 어딘가 있을 법한 캐릭터를 만들어내더니, ‘한산: 용의 출현’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으로 대종상·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 조연상을 휩쓸었다. 국내 메이저 3대 시상식의 남자 변요한이다. 

 

 어느새 관객의 마음에 침투한 그. 그러고 보니 지난 10년 동안, 업계서 없어선 안 될 배우로 꾸준히 언급됐다. 돌이켜봤다. 논란과 기복 없이 우상향 차트를 그린다는 건 웬만한 주식 시장에서도 보기 힘든 일 아니던가. 연기에 대한 고민과 노력, 자기 관리가 동반됐기에 가능한 기적이었다.

 

 변요한은 “생각해보면 현장에서 첫 테이크, 두 번째 테이크에 ‘해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믿음을 주는 동료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며 “NG는 내라고 NG더라. NG를 활용해서 더 살아있고, 아름다운 장면이 오기도 한다. 40대가 되고 바뀐 것 같다. 다양한 배우와 현장을 겪으면서, ‘이것 역시 좋은 거구나’ 유연함이 생긴 듯하다”라고 연차가 쌓임에 따라 변화된 자신을 언급했다.

 

 변요한은 영화 ‘그녀가 죽었다’(김세휘 감독)를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11일 기준 110만 명의 선택을 받으며 손익분기점(150만 명)을 향해 순항 중이다.

 

 ‘연기 차력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요한과 신혜션의 마라맛 연기 대결이 대단하다. 촘촘한 스토리 역시 N차 관람객이 나오는 이유. 

 

 변요한은 “자산어보를 같이 했던 김성철 대표님이 ‘네가 흥미를 느낄 대본이 있다’고 하셔서 봤다. 그 자리에서 두 번을 읽었다. 첫인상이 ‘비정상’인 구정태인데, 그래서 더 궁금하더라. 이렇게 많은 내레이션을 감독님이 어떻게 정리하실지 궁금하기도 했다”며 “이 영화는 훔쳐보는 자, 훔쳐 사는 자의 이야기이다. 그런 시선에 의해 사건들이 일어난다. 굉장히 영리하고 과감한 구성이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구정태는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을 이용해 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다. 물건을 몰래 갖고 나오는 등 관음증을 가진 인물. 분명 비호감인 캐릭터임에도 일각에서는 변요한의 연기에 ‘귀여움’ 한 스푼이 묻어있다는 평이다.  

 

 변요한은 “감독님의 애정 어린 사랑 덕이다. 감독님이 캐스팅한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 저는 독립영화부터 시작한 ‘힙합’ 아닌가. 그때부터 저를 보셨고,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제게 있던 어떤 지점을 꺼내주신 게 아닐까 싶다”면서 웃으며 “응원하면 안 되는데, 응원하게 된다. 거기서 도덕성을 볼 수도 있고, 어느 순간엔 그것마저도 반전처럼 ‘맞다, 얘 나쁜 놈이었지’하는 포인트도 있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기도.

 

 그의 말을 빌리자면 대본 속 구정태는 평범하게 시작해서 점점 더 변태로 가다가, 범죄자로 끝나게 된다. 변요한은 “나쁘게 연기를 하려다가 멈추고 다시 캐릭터를 잡았다. 완전한 변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범하게 연기를 할 수도 없다. 어느 정도 균등하게 맞춰 연기한다는 게 쉽지 않더라. 그럴 때 감독님과 대화를 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 스릴러적인 부분은 신혜선에게 다 맡겼다”라고 상대역과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끊임없이 고뇌의 과정을 거쳐 한 인물을 만들어 간다.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장인이 도자기를 빚는 것과 같다.

 

 변요한은 “제가 감독님들에게 질문이 진짜 많다. 허락을 구하고 새벽에도 전화한다. 아침에도 눈 뜨면 전화를 해서 궁금한 점을 묻는다”라며 “저에겐 그 시간이 골든 타임이고, 마법에 걸리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게 또 재밌다. 모든 캐릭터를 업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진심으로 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이라고 강조한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주)콘텐츠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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