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팝업 스토어 점령한 아이돌] 대중과 접근성 높이는 이벤트…라이트 팬덤 확장 이끌어

입력 : 2024-06-10 20:18:02 수정 : 2024-06-10 20:18:01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팬덤 타겟팅 커뮤니케이션 방법
아이돌 특징 형상화 아이템 창출
아티스트와 협업 통해 굿즈 선봬
우후죽순 팝업 퀄리티 들쑥날쑥
기획력 바탕 완성도 개선 필요

열렸다 하면 흥하는 아이돌 팝업. 당분간 이같은 뜨거운 분위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팬덤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는 반가운 공간이고, 아이돌 입장에서도 마케팅 효과에 수익성까지 톡톡히 기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돌 팝업이 K-컬처와 함께 진화하며 국내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로 부상할 수 있다고도 전망한다. 아이돌 팝업은 ‘청신호’다.

뉴진스 ASAP 뮤비 중 버니니 캐릭터 등장 장면.

◆아이돌 팝업, 단순 굿즈파는 곳 아닌 ‘팬덤 축제현장’

‘성수동 팝통령’ 최원석 프로젝트렌트 대표는 “팝업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을 넘어 콘텐츠 기반의 문화공간 형태로도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팝업이 생소하던 2018년부터 팝업 스토어를 열어 새로운 유행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지금까지 프로젝트렌트를 거쳐 간 팝업만 250여 개. 현대자동차, 매일유업, 오비맥주, 롯데웰푸드, 배달의민족 등 유수의 기업의 팝업도 최 대표의 손을 거쳤다.

최 대표는 “팝업은 오프라인이 미디어화된 형태”라며 “아이돌 등 엔터업계는 기존 TV나 온라인 광고가 아닌 팬덤을 타겟팅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오프라인 팝업’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대표에 따르면 기존 상품성 브랜드의 팝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판촉 성격이 강했다. 반면 아이돌 팝업 등 콘텐츠형 팝업은 팬덤을 대상으로한 마케팅이자 세일즈의 축제같은 성격이 강하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광고는 불특정성의 한계로 인해 광고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오프라인 팬덤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 콘텐츠형 팝업의 경우 타겟팅이 명확하다. 더 활성화 될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제로베이스원 팝업에 제로니 키링.

◆아티스트와 협업 늘어… 아이돌 특징 살린 캐릭터 생성

이뿐 아니다. 엔터업계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자신의 아이돌들의 IP를 재해석한 굿즈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뉴진스는 파워퍼프걸, 일본의 현대미술 거장 무라카미 다카시와, 투어스는 ‘오디션’ 등으로 레전드로 여겨지는 천계영 작가 등과 협업했다.

이를 통해 단순 아이돌 멤버의 사진이 아닌 이들의 특징을 형상화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아이돌의 특징을 살린 귀여운 캐릭터 등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그야말로 IP의 진화다.

팬들은 이런 굿즈를 환영한다. 특히 사회생활에 나서는 중인 팬들은 자신이 굿즈를 가지고 다니면서도 굳이 ‘덕후’라는 점을 굳이 이야기하거나 들키지(?) 않아도 돼 마음이 편안하다.

속칭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라는 신조어, 팬덤이 일반인인 것처럼 행동한다는 의미)’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해당 굿즈를 알아보는 사람과는 좋은 ‘덕후 친구’가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이브 스위치 팝업' 내부 전경.

더욱이 최근 ‘키치한 액세서리’ ‘Y2K 분위기’ ‘가방꾸미기’ 등의 유행으로 IP를 기반으로 한 키링 등 굿즈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의 대장이자 ‘큰형님’이 바로 IPX(구 라인프렌즈)다. IPX는 BT21 IP 사업이 대박난 이후 업계를 리딩하고 있다.

단순 팝업 운영이 아니라 독보적인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기반으로 BT21, 뉴진스, 아이브, 제로베이스원 등 아티스트와 끊임없는 협업을 통해 귀여운 캐릭터와 새로운 IP를 만들어낸다.

뉴진스는 ‘버니니’, 아이브는 ‘미니브’, 제로베이스원은 ‘제로니’라는 캐릭터를 품에 안게 됐다. 버니니의 경우 뉴진스의 뮤직비디오에도 종종 등장한다.

‘특히 천편일률적인 굿즈가 아닌 그룹별 특징을 살려 새로운 아이템으로 창출해내는 IPX의 스킬이 눈길을 모은다. 예를 들어 이번 뉴진스 ‘하우 스윗’ 팝업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드로우스트링 백에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 귀를 달아 깜찍함을 더한 ‘래빗 스트링 백’으로 히트를 쳤다.

IPX와 아이브가 함께 만든 캐릭터 미니브 미니니.

◆아이돌 팝업의 매력? ‘대중에게 어필, 팬덤 확장’

김도훈 대중 문화평론가에게도 아이돌 팝업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뉴진스 팝업을 손꼽아 기다렸던 만큼, 사실 이 질문에 아주 이성적으로 답하기란 조금 곤란하다”며 웃었다.

그는 “아이돌 팝업은 소속사 앱을 다운받아 관련 상품을 구입할 정도로 열성적이지는 않은 대중들에게는 접근성이 높은 이벤트”라며 “엔터 업계에게는 ‘라이트 팬덤’이 확장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이돌 팝업이 성행하면서 큰 고민 없이 유행따라 팝업 스토어를 열다보니 관련 상품 퀄리티가 들쑥날쑥인 점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보다 섬세한 기획력이 필요하다”며 “큰 돈 벌려고 벌이는 이벤트가 아닐수록 더 완성도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팬의 입장에서는 어떨까. 최근 제로베이스원 팝업에서 만난 한 제로즈는 “팝업이 열리면 새 굿즈를 살 수 있어 좋고, 온라인에서 주지 않는 특전도 있고, 포토존에서 기념사진도 남길 수 있으니 즐겁다”도 했다.

이어 “어쨌든 확실한 것은 팬들의 굿즈 수요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굿즈가)퀄리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너무 비싸지 않고, 무리한 사재기로 원하는 아이템에 프리미엄이 심하게 붙지만 않는다면 팬덤은 팝업을 찾는 것을 언제나 즐거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