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발선에 섰다.
16일부터 나흘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609야드)에서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06회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이 열린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선수 156명이 출전에 우승을 다툰다.
◆좋은 기억을 살릴까
우즈는 지난달 마스터스 이후 한 달 만에 대회에 나선다. 1996년 데뷔한 우즈는 메이저 15승을 포함해 PGA 투어에서만 82승을 수확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 우즈는 2019년 43세의 나이로 마스터스에서 역전 우승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2021년 차량 전복 사고로 오랜 기간 재활에 매진했다. 당시 선수 복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꾸준한 재활과 치료로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서 복귀전을 치렀으나 토너먼트 3라운드 도중 발목 이상을 호소해 완주에 실패했다. 교통사고 여파로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했다.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 나서며 정규대회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에는 마스터스에 또 한 번 도전장을 내밀어 1997년부터 올해까지 24연속 컷 통과를 이뤄냈다. 게리 플레이어(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드 커플스(미국)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최종 합계 16오버파 304타를 기록해 컷 통과 60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통증 없이 72홀을 완주했다는 점은 위안거리였다. 지난해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이후 14개월 만에 대회를 끝까지 치르면서 기대를 높였다.
한 달 만에 대회에 나선다. 우즈는 PGA 챔피언십에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1999년 이 대회 정상에 오른 우즈는 2000년 발할라에서 열린 2연패에 성공했다. 2006년과 2007년에도 이 대회를 제패해 잭 니클라우스(미국·5회)에 이어 PGA 챔피언십 역대 최다 우승 2위(4회)에 올라있다.
우즈는 “몸은 이상 없다. 경기력도 좋아졌다. 여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존심 대결도 볼거리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모두 나선다. 특히 PGA 투어 선수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운영하는 LIV 골프 소속 선수들도 출전한다. PGA 투어에선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게 선봉에 선다. 셰플러는 지난달 마스터스에 이어 메이저 대회 2연승과 함께 이번 시즌 5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10개 대회에서 4승을 수확하며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매킬로이도 지난주 웰스파고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통산 2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전초전을 마쳤다. 2024년 PGA 챔피언십이 마지막 메이저 우승인 만큼 설욕을 다짐한다.
LIV 골프에선 총 16명이 나서는데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미국)와 세계랭킹 5위 욘 람(스페인)이 앞장선다. 켑카는 지난해 이 대회를 제패하며 LIVA 골프 소속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PGA 투어 통산 9승 중 메이저 대회에서만 5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PGA투어의 에이스를 맡다가 지난해 12월 LIV 골프로 이적한 람은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지만 기량만큼은 여전하다.
한국 선수는 총 7명이 출전한다.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나란히 톱5에 진입한 안병훈과 임성재의 상승세를 기대한다. 여기에 김주형, 김시우, 이경훈, 김성현도 출전한다. 2009년 우즈를 꺾고 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양용은도 나선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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