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불가다.
K리그1 득점왕 경쟁이 어느 시즌보다 치열하다.
현재 득점, 도움 랭킹에서 가장 순위가 높은 울산HD 이동경은 군에 입대하며 잠시 ‘휴업 중’이다.
이동경은 울산 유니폼을 입고 8경기에 출전해 7골 5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4경기에서 4골 2도움을 폭발했다. 지난달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선 입대를 하루 앞둔 만큼 머리카락을 바짝 깎고 그라운드에 나서 1골 1도움을 올리고 울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 공격포인트 12개를 몰아친 뒤 입대한 이동경은 4주간 진행되는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있다. ‘군인’ 이동경은 6월부터 김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득점왕 경쟁에 다시 참전할 전망이다. 훈련소 입소로 생기는 4주의 공백과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력이 변수다.
그가 잠시 자릴 비운 사이 새 얼굴이 등장할지 관심이다.
현재 이동경과 똑같이 7골씩 기록 중인 정재희(포항)와 이상헌(강원)이 득점 레이스를 이어갈 예정이다. 시즌 초반 포항의 결승골을 책임지던 정재희는 지난 1일 강원FC전에서 개인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단숨에 득점 선두권에 올라섰다. 2022년 포항에서 37경기에 출전해 7골을 넣었던 정재희는 올 시즌 9경기 만에 이미 개인 K리그1 한 시즌 최다 득점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상헌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상헌의 활약에 강원은 팀 득점 2위(19골)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내내 하위권에 머물다 강등 플레이오프를 통해 기사회생했던 강원은 이상헌을 필두로 한 뜨거운 화력 덕에 4위에 올라있다. 이상헌은 개막 2경기 연속 골 맛을 보더니 4∼6라운드에선 5골을 몰아넣었다. 다만 이후 다섯 경기에선 공격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하며 득점 행진에 잠시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지금까지 최다 득점을 기록한 이동경, 정재희, 이상헌은 모두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다. 이 또한 흥미로운 점이다. 지난 10년 동안 K리그1 득점왕은 주니오(2020·당시 울산), 말컹(2018·당시 경남), 김신욱(2015·당시 울산) 등 정통 골잡이가 차지했다.
국내 선수들끼리 득점왕 각축을 벌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K리그1은 2021년 주민규(울산)의 득점왕을 시작으로 2022년 조규성(당시 전북·김천), 2023년 주민규(울산)까지 3년 연속 국내 공격수들이 득점왕에 올랐다. 2016년 정조국(당시 광주) 이후 2017년부터 2020년까지는 4년 연속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이번에 4년 연속 ‘토종 득점왕’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형국이다.
득점 선두를 달리는 3명 외에도 김현욱(5골·김천), 이승우(4골·수원FC), 이희균(4골·광주) 등 다른 국내 선수들도 기세가 좋다.
한편 현재 도움 부분에선 이동경(5도움)의 뒤를 송민규(전북), 제르소(인천·이상 4도움)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주형연 기자 jh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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